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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정치를 하려면 개인으로서의 투표자가 지적으로 현명해야 할 뿐아니라 도덕적으로도 사심이 없어야 한다. 민주주의 제도에서 유권자 한 사람의 무지는 모든 사람의 불행을 가져오기 때문이다.

한데 지난 20년 동안 투표를 통해 선출된 기초단체장 6명 중 한 명은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낙마한 것으로 확인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집계를 시작한 2002년 이후 지난해 4월까지 11년 동안 기초단체장 재ㆍ보궐선거에 쓴 세금만 560억 1천743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밖에도 서울시 교육감 보궐선거가 있었고, 광역단체장 선거법 등의 수사비용도 많이 들어갔다.

1995년 6월 지방자치단체장을 주민이 직접 선출하는 민선자치 시대를 연 뒤 성년을 맞은 풀뿌리 민주주의의 민낯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자료를 토대로 1~5회 지방선거를 통해 배출된 기초단체장 1152명(재선ㆍ3선 중복 포함, 재ㆍ보선 제외)을 전수 분석했다. 이중 193명(16.8%)이 임기 도중 낙마했다.

기초단체장 재ㆍ보선이 실시된 132곳을 분석해 보니 20년동안 최소한 한번이상 기초단체장이 낙마한 곳은 모두 101곡이었다. 전국 기초자치단체 228곳 중 44.2%에서 단체장 유고사태가 생긴 셈이다.

132곳의 재ㆍ보선 중 96곳(72.7%)은 선거법 위반이나 재직중 비리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거나, 선고 직전에 사퇴한 경우였다. 28곳은 국회의원이나 도지사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사직서를 낸 경우였고, 기초단체장의 사망으로 부득이하게 재ㆍ보선이 치러진 곳은 8곳뿐이었다.

20년 동안 기초단체장 재ㆍ보선이 3번 치러 진곳은 화순을 포함해 경북 영천시와 청도군, 충북 충주시 등 4곳이다.

이곳의 단체장 임기는 법적으로 정해진 4년이 아닌 2.5년 이었던 셈이다.

기초 단체장 재ㆍ보선을 2번 치른 지자체도 23곳이나 됐다.

한데 또 불법 정치자금 등을 받은 혐으로 기소된 홍이식 전남 화순군수(56)가 직위상실형인 징역 3년을 선고 받았다. 홍 군수의 형이 확정될 경우 화순군은 민선군수를 지낸 6명 가운데 4명이 당선 무효나 직위상실형을 받게 된다.

광주지법 제12형사부(부장판사 신현범)는 지난 2월 12일 정치자금법 위반과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기소된 홍 군구수에 대해 징역 3년과 벌금 5천만원, 추징금 6천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홍 군수가 업자 최모씨(56)등으로 부터 받은 것으로 보이는 전체 8천300만원 가운데 6천만원은 불법 정치자금, 뇌물로 판단 했다.

홍 군수는 구속 기소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나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았다. 그는 판결이 확정되면 정치자금법에 따라 직위가 상실된다.

홍군수는 2011년 4월 22일 재ㆍ보궐선거 과정에서 민주당 후보로 확정된 뒤 박씨로부터 3천만원을 받고, 같은해 6월부터 9월까지 2천100만원을 추가로 직접 받은등 모두 8천300만원 받은 혐으로 구속 기도됐다.

그동안 화순군수 선거는 부부 군수, 형제 군수가 탄생한 데다 군수 3명이 선거법 위반 등으로 줄줄이 낙마 했다.

민선 1~2기 임흥락 화순 군수(1995~2002)는 1998년 선거법 위반으로 불구속 기소된 뒤 최종심에서 선고 유예를 받아 군수직을 유지했다. 그러나 민선 3기 화순군수가 된 임호경 군수는 2002년 선거법 위반으로 구속돼 중도 하차 했다.

2004년 재선거에서 임호경 군수의 부인 이영남 씨가 군수에 당선돼 부부군수가 탄생했다. 이 군수는 2006년 지방선거에서 전형 준 군수와 대경해 재선에 실패했다. 전 군수는 취임 한달만에 선거법 위반 혐의로 구속돼 사임했다.

2006년 보궐선거에서 전 군수의 동생 완준씨가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돼 형제 군수시대를 열었다. 하지만 동생 역시 2011년 선거법 위반 혐으로 군수직을 내놓았다.

6ㆍ4지방선거도 무지의 투표를 할까 걱정 된다.

고운석<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