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프린트하기

사회복지법인 어린이집을 시설장으로 임명해달라는 청탁 대가로 돈을 받고 어린이집 운영권을 넘겼다고 하더라도 형법상 배임수재죄를 적용할 수 없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사회복지법인 운영권을 돈을 주고 사고 팔 수 있다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는 만큼 복지사업의 공공성을 담보할 수 있도록 보완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다.

광주지법 형사 10단독 김승휘 판사는 지난 8일 사회복지법인 시설장 및 대표이사 선임 대가로 6억 5000만원을 받은 혐의(배임수재)로 기소된 김모(60)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법인 대표이사로 선임해주고 어린이집 시설장으로 임명해달라는 청탁을 받고 금전을 수령했더라도 법인 기본 재산의 침해가 없고 양수인측이 법인 설립 목적과 다른 용도로 법인 재산을 사용한 것이 아니라면 배임수재죄의 성립 요건인 ‘부정한 청탁’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김 판사는 또 이날 2009년 사회복지법인 어린이집 대표이사 및 시설장 임명 대가 명목으로 6억 3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배모(50)씨에 대해서도 무죄를 선고했다. 앞서, 광주지법은 지난달 26일 사회복지법인 시설장 및 대표이사 선임 대가로 돈을 주고 받은 혐의(배임증·수재)로 기소된 3명에 무죄를 선고한 바 있다.

한편, 대법원은 지난해 사회복지법인 임원 선임 대가로 금품을 받은 혐의(배임수재)로 기소된 피고인에 대해 집행유예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무죄 최지로 사건을 파기 환송, 광주지법에서 파기 환송심이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