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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5)王과도 맞선 ‘곧은 붓’ 史官의 정신으로!(2001월 01월 18일)

세계에서 역사상 유래가 없는 방대한 분량의 ‘조선왕조실록’.이 실록의 이면엔 조선 사관들의 서릿발같은 정신이 이를 만들게 했다. 옛 조선시대 역사를 기록하는 관리를 사관(史官) 이라고 했다.

춘추관의 9품 말단 벼슬아치였지만 국왕까지 두려워했던 존재다. 이 사관들은 붓 한 자루에 목숨을 걸었다. 사냥을 나갔던 태종이 실수로 말에서 떨어졌다. 몸을 추스르면서 태종이 맨 먼저 한말은“이 일을 史官이 알지 못하게 하라”또 폭군 연산도“짐이 가장 두려운 것은 오직 사관뿐이다”.

태종때 사관 민인생은 임금을 그림자처럼 따라다녔다. 태종의 일거수 일투족을 모두 기록하기 위함이다. 태종은 민 사관을 자신의 처소에는 들어오지 못하도록 命할 정도 였다. 그러나 민사관은 “사관 위에는 하늘이 있소이다”고 말해 결국 귀양을 갔다. 오직 진실한 역사를 위해 국왕과 당당히 맞섰고 초개같이 목숨을 내던진 사관들이었다.

사관은 대부분 벼슬에 처음 나선 젊고 패기 만만한 신진 엘리트로 이루어진다. 그들의 주요 임무는 史草(사초)를 작성하는 일이다. 사초란 역사를 편찬하기 위해 사관이 기록하는 초안으로 국왕의 공적. 사적의 모든 말과 행동을 기록했다. 사관은 사초를 비밀리에 간직했다가 임금이 죽고 난 후 실록을 편찬할 때 역사 편찬의 자료로 제출했다.

사관들은 국왕의 동정을 기록하는데 그치지 아니하고 고관들의 비리, 잘못된 사회 풍조에 대한 비판도 서슴치 않았다. 성군이라 불리었던 세종도 말년에는 사관을 기피했던 사실은 사관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했던 것을 말해준다. 현대의 사관은 언론과 검찰이라고 볼 수 있다.

검찰은 사관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그러나 중앙의 굵직굵직한 족벌 체제의 언론사들은 어떠한가? 편집권과 경영권을 한 손에 검어 쥐고 있으면서 편파적인 보도와 利權에만 혈안이 되어 있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막상 언론 개혁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높지만, 그쪽은 전혀 눈길도 없이 냉담하다는 것이 세간의 지배적인 견해다. 지난1월 중순경 모 방송국에서 100분 심야토론의 주제를 ‘언론의 개혁에 대한’ 토론이었지만, 토론자로 나온 일부, 교수라는 분들은 마치 3개 언론사에서 파견 나온 하수인 같은 착각이 될 정도로 토론 자체가 희석되어 있어서 토론이라고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유치한 말장난으로 그쳐 버린 것이다.

오직 토론회의 진행이 답답했으면 방청객이나 시청자들의 지적이 있었을 정도로 그 방송 심야 토론은 아무 성과가 없이 끝나 버린 것이다. 언론뿐 아니라 금융권도 그렇고, 관가도 그렇다 시간이 가고, 정권이 바뀌면 그때는 모든 것이 유야무야 할 것이라는 안일한 생각들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수구세력이 있는 한 개혁이란 있을 수 없는 것이다. 개혁이 곧 혁명인데 보수파들이 구태의연한 작태로 붙잡고 있는 한 개혁의 속도는 늦어지게 되며 결국 중도에서 하차하는 경우도 배제 할 수 없는 것이다.

이제는 언론사의 법인체계도 국민의 주로 구성되어야 편집권과 경영권이 분리될 수 있는 것이다. 정당하고 공정한 편집이 있어야 국민이 알 권리를 충족해 주는 언론이 되고 현 세태의 잘, 잘못을 가릴 줄 알아야 그것이 바로 공정한 언론이다.

대기업의 언론들은 신문 부수의 확장에만 혈안이 되어 공정 거래법을 위반하면서 까지 약한 언론사와 지방언론사 까지 잠식하려는 생각을 하고 있다. 공정한 언론이 이루어지지 않을 때 독자들은 그들을 떠날 것이다.

아무리 중앙지 신문이고 자본이 튼튼한 재벌의 신문이라고 하지만 독자가 없는 신문은 신문이 아닌 것이다. 독자가 신문의 중심이며, 독자는 곧 국민으로서 국민의 여론에 귀를 기울려야 할 것이다.

(006)부패 과감한 철퇴를 ! 2001년 01월 20일 호매 칼럼

대한민국은 부정, 부패의 천국이며, 부정이 사라지지 않는 국가라는 외국의 보도도 있었다.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한국과 중국이 주요 19개 수출국 가운데 賂物供與 지수 18,19위를 차지했다는 뉴스도 있었다.

또 99개국을 대상으로 한 부패 지수로는 한국이 50위를 차지했으며 96년 이후 매우 악화되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부패의 근본은 어디에서부터 시작되는지를 살펴보자. 조선시대 도지사에 해당되는 감사(監司)의 주된 역할은 관내 首領(현재의 郡守)들의 잘, 잘못을 감사하는 일이다.

전최(殿最)라고 해서 수령들의 고과 성적을 매겨 임금에게 보고를 하는 일을 했다. 잘하면 ‘最’ 못하면 善‘을 매겼다. 관내 수령들은 감사가 떴다 하면 융숭한 대접은 물론 뇌물까지 바치는 등 온갖 정성이 따랐다. 감사자리 중에서도 기생이 많은 평양 감사가 가장 좋았다.

그래서 현재“평양감사도 제 싫으면 안 한다’라는 속담이 생기게 됐다.

조선시대의 세종대왕 다음으로 성군인 成宗이 감사에서 승정원 승지로 영전해 온 사람에게 물었다.“듣자 하니 감사들이 대접 정도에 따라 성적을 매긴다는데 사실인고?”“그렇사옵니다. 마마”“어찌해서 그런고?.통탄할 일이로다”“.음식을 입에 맞게 바치는 것은 쉽사옵니다. 그런 쉬운 일도 못하는 수령이라면 다른 일은 보나마나 아니 겠아옵니까?”성종은 그만 실소를 하고 말았다는 이야기가 있다.

민간에 떠돌아다니는 이야기를 모운 패관잡기(稗官雜記)에 따르면, 중국 명나라 관리들도 부패가 심했던 모양이다. 조선의 사신들이 명나라에 갔다 올 때면 꼭 명나라 탐관오리들에게 돈을 뜯겼다는 기록이 나온다.

산해관(山海關)이란 국경 검문소에서는 명나라에서 산 귀국 선물 마저 바쳤는가 하면 입고 있던 옷을 벗어 주는 일까지 있었다. 그로부터 수 백년이 흐른 지금, 한국과 중국은 옛날의 부정한 국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부정, 부패의 생명력은 정말 끈질긴 모양이다.

몇 백년이 지난 지금도 부정, 부패는 사라지지 않고 지속되어 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는 정말 慘憺하다고 아니할 수 없다. 조선왕조 500년 간 청백리 班列에 오른 인물은 157명으로 평균 4 년에 한명꼴이 된다고 한다. 그런데 淸白吏의 대다수가 賢君들 밑에서 나왔다는 사실은 지극히 時事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과거와 현재의 대통령이 賢君인지 아닌지를 부패 지수에 의해 평가 할 수 있다. 대한민국의 전직 대통령들은 취임과 동시에 부정 부패를 척결하겠다고 장담을 하지만 임기가 끝나는 시점에서도 하나도 척결된 것이 없이 오히려 그 지수를 높여 놓은 대통령도 있었다. 군사정권도 그렇고, 오히려 부정의 덩어리가 커지는 결과를 가져오게도 했었다.

문민정부에서도 초기에는 의욕적으로 부정, 부패를 척결하겠다고 장담한바 있다. 그러나 말기에는 前政權과 같이 오히려 대형의 부정을 양산한 결과를 가져왔다. 우리 모든 국민이 기대 했던 현정부도 들어서면서 부정, 부패의 척결을 정부의 핵심적인 정책으로 삼았다.

그러나 집권의 중반기가 지난 지금도 부패의 척결은커녕 아무것도 한 것이 없다. 부정, 부패법에 관한 법이 있는 들 무엇하겠는가. 처벌이 솜방망이고 정치인들은 여러 가지 구실로 풀려 나오는 판국이니 근절이 안되는 것이다. 중국의 장개석에 대한 유명한 일화가 있다.

중국 대륙을 빼앗기고 대만으로 쫓겨 오면서 대만에 정부를 수립한 최초의 일은 범죄를 말살시키는 방법으로서 初犯은 손가락이나 발가락 등의 절단을 하는 체벌을 했으며, 再犯인 경우에는 팔이나 다리를 절단하고, 三犯인 경우 재판을 거친 후 태평양 한가운데에 죄수를 떨어뜨리는 형벌을 가했다.

그래서 지금 대만에는 습득물 신고라는 것이 없이 누구 하나 분실물에 손을 댄 사람이 없다. 또 최근 중국은 횡령 등의 범죄자는 職位高下를 막론하고 총살형에 처해 젔다는 뉴스를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국가의 100년 대계를 위해서라도 辛巳년에는 국민 모두가 부패의 고리를 끊어야 하며, 부패와 連流된 범죄자에 대해서는 솜방이가 아닌 철퇴를 내려야 할 것이다.

다음은 (007)-(008)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