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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1995년 6월 아내와 마침 처가 조커 결혼식을 마치고 서초동 고속버스 터미널을 출발한 버스에 몸을 싣고 삼풍백화점 부근의 고속도로를 지나는 순간 버스의 왼쪽 차창으로 보이는 먼지가 하늘을 덮어 어떤 사고인지도 모르고 4시간 후 빛고을 광주에 도착, TV 뉴스를 보면서 먼지의 정체를 알게 된 것이 벌써 11년이나 됐다. 사람들은 항상 망각에서 세상을 살고 있다. 지금은 삼풍사건을 기억한 사람이 별로 없다.

이 사건은 외국의 보도 내용과 같이 "테러리스트의 폭탄테러도 아닌 건물 스스로 무너져 내린 사실은 공학계의 큰 충격이었다" 고 보도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지난 23일 KBS 1TV `세계걸작 다큐멘터리`는 외국 시선에서 바라본 삼풍백화점 붕괴 원인을 다룬 ‘삼풍붕괴의 진실’을 방영해 관심을 모았다. KBS방송에 대해 살펴보면, 삼풍 붕괴 원인을 먼저 설계상의 결함이었다고 했다. 애초 삼풍은 근린상가로 설계됐지만 건물주의 지시에 따라 대형 쇼핑몰로 변경됐다. 건설을 맡은 업체가 거부하자 업체를 변경해 자신의 의도를 관철시켰다. 설계를 변경하면서 32인치 기둥은 23인치로 줄어들었다. 에스컬레이터 기둥은 더 작게 축소됐다.

건물은 4층에서 5층으로 증축됐다. 가는 기둥은 3천톤의 콘크리트를 더 지탱해야 했다. 5층은 식당이었다. 중량이 많이 나가는 주방기구들이 많았고, 한 식당 바닥은 온돌을 까느라 30cm 두께의 콘크리트가 추가됐다.

여기다 건물 옥상엔 87톤 대형 에어컨이 설치됐다. 또한 에어컨은 큰 소음을 내 근처 주민들의 민원이 제기되면서 반대 방향으로 옮겼다. 크레인 대신 바닥으로 이동해 옥상 바닥은 갈라졌다.

건물 붕괴 원인 분석가인 로치 매카시는 방송에서 “물리법칙을 그렇게 무시하다니 놀랍다”며 “그 대가를 치루게 마련이다”고 삼풍붕괴를 예고된 사고로 주장했다.

실제로 5년 동안 아무 일 없었던 건물은 조금씩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 5층 옥상이 솟아올랐고 식당 주방 천정은 금이 갔다. 건물 검사관은 즉시 위험을 알리고 대피를 권고했다.

하지만 운영자는 경고를 무시했다. 귀중품을 지하실로 옮긴 후 영업은 계속하도록 한 채 건물을 빠져나갔다. 옥상은 건물 보수를 지시했지만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뿐이었다.

삼풍백화점은 준공 5년만에 마치 폭탄을 맞은 듯 처참하게 무너져 내렸다. 희생자만 500명을 넘었다.

이에 대해 방송은 “삼풍 건물주가 하루 수억원대의 매출을 놓치기 싫었을 것이다”며 “결론은 돈이었다”고 주장했다. 물욕에 눈이 멀었던 경영주의 과욕이 삼풍백화점 붕괴를 불러왔다는 것이다. 결국 한국 사회의 안전 불감증에 큰 경종을 울렸으며, 다시는 되풀이되지 말아야 할 `인재`(人災)였다고 결론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