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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8)드라마 <명성황후>와 정치 쇼 2001-9/13 <호매시론>

■ 중전과 대원군의 싸움

요즈음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사극 <명성황후>에서는 중전이 시아버지 대원군을 밀어 낸다. 몰락한 양반 가문의 중전이 절대 권력자 시아버지인 대원군을 내친 것이다. 하나의 歷史的인 드라마가 지금 현실의 정치와도 상당한 연결성이 있어 보인다.

<명성황후>는 사극이자 정치 드라마로서 재미로만 보아주기가 어렵다. 중전이 대원군과의 싸움은 크게 부각되는데 반해 싸우는 이유가 드러나지 않는다. 史錄에 의하면 대원군은 안동 김씨 60년의 세도 정치를 무너뜨리고 왕권 강화를 위해 고종을 등극시켰다. 書院 철폐와 조세 개혁, 그리고 경복궁 重建과 함께 개혁을 준비 한 것이다.

그렇다면 명성황후는 무엇을 위해서 시아버지인 대원군을 내 쳤을까?. 개혁과 쇄국에 대한 반대일까, 아니면 단순한 권력투쟁일까? 이 드라마는 고종의 親政을 위해 대원군을 밀어낸 것으로 표현시켰다. 그러나 애매한 상태에서 재미 삼아 싸움판만 보니 중전이 고종보다 높고, 대원군 보다 높은, 기지를 발휘하는 여걸로만 보여주고 있다.

■ 21세기를 60년대로?

최근 JP와 DJ의 공조 체제가 깨졌다. JP는 `임 통일부장관 교체론'이 명분이지만, 사실은 대권을 위한 手順일 것이라는 관측이다. DJP 연합의 助演인 JP가 主演인 DJ를 흔드는 판이니 정치가 얼마나 冷血한가를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추측 건데 JP는 민주당의 민심이반이라는 현실을 이용하여 한나당과의 연합 전선을 형성하고, 20명 이하의 의원을 가지고도 충분히 당을 이끌어 갈수 있는데 대해 문제점이 없다는 판단을 했을 것이다.

그리고 DI 역시 공조가 깨진다 해도 이한동 총리를 설득하여 끌어들임으로서 또 다른 효과를 볼 수 있으며, 기우러 져 가는 黨勢와 민심이반이라는 국민의 눈을, JP의 배신에 의한 동정심으로 되돌릴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도 있을 것이다. 아무튼 JP는 40년의 정치 경륜을 앞세워 `JP 大權'에 도전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국민에 대한 배려나 개혁에 대한 모든 것이 사라진 것은 뻔한 일, 이런 것들이 결국 사극 <명성황후>와 무엇이 다르겠는가. 시대적 과제인 개혁이 실종되면서 시아버지와를 몰아냄으로서 권력이라는 껍데기만 남게 된 중전과 다를 바 없으며, 이러한 최근의 정치적인 변화가 <명성황후>와 하나도 다를 게 없다.

■무슨 재미가 있냐?

1960-70년대는 박정희와 3김, 80년대는 전두환․노태우와 3김, 지금은 이회창과 3김으로 이어진 3김 정치의 기나긴 역정에서 3김의 막차 JP는 무엇을 원하는 것일까? JP는 군사 쿠데타의 援助이고, 중앙정보부의 창설자이며, 민주 공화당 창당 때 4대 의혹 사건을 일으켰던 사람이며, 유신 독재의 제2인자이다.

그는 육사 후배인 신 군부에 의해 부정 축재자로 내몰렸다가 어렵게 재기한 후 3당 합당을 거쳐 여당으로 복귀했으며, 3당 합당의 동지 손에 토사구팽 되었다가 다시 DJP 연합으로 화려하게 복귀한 사람이다. 드라마<명성황후>가 우리를 혼란스럽게 하더니 현실 정치에서는 만연(晩年) 2인자 JP가 다시 우리를 혼란스럽게 한다. 정치와 드라마의 공통점은 재미있어야 한다.

그러나 모든 분야에서 세대 교체가 급속하게 진행 중인 시점에서 유독 현실 정치에서만은 60년대로 돌려놓겠다고 하니 재미가 없다. 1960년대의 주역이 2002년 21세기에도 계속 주역이 되겠다고 하니 무슨 재미가 있겠는가 ? 정말 국민은 안중에도 없는 실황(實況)이다.

(059)어느 성매매 소녀의 항변 2001-9/15 시론

■유혹하는 아저씨들!

지난달 말일 性賣買로 인한 명단이 공개되면서 우리 사회는 찬,반론으로 角逐을 발이고 있다. 그러나 꼭 공개된 그들만의 잘못이냐는 의견도 있으며, 성매매를 부추기는 여자측이 잘못이라는 측면도 있다.

가출을 5번이나 하면서 성매매를 일삼아 왔던 15세의 한 소녀의 잘못된 운명을 인테넷에 올린 글이 있다. 이 글의 내용은 분명히 기성세대의 잘못이다. “유혹하는 아저씨는 있어도 나무라는 어른들은 없었어요!”. 올해 초 집을 나와 경기도 안산시 모 PC방에서 새벽까지 화상채팅을 하고 있던 성희(가명․15)에게 쪽지가 왔다.

“원조 교제할래?󰡓.차를 몰고 데리려 온 사람은 29살의 보육 학원 강사였다. 그 뒤로도 성희는 󰡒용돈 좀 벌래?󰡓󰡒데이트 신청󰡓등 쪽지를 받고 `아저씨'들을 종종 만났다. 핸드폰에도 모르는 전화번호가 계속 날아들었고, 대화 방에서도 󰡒너 어린데… 진짜야? 󰡓 하고 유혹하는 어른들은 얼마든지 만날 수 있었다.

“처음 만나면 나이를 묻고 흥정 한 뒤 일이 성사돼요!”. 기분이 나쁘고 치욕스럽지만 갈 데도, 돈도 없고, 배고프고, 집으로 돌아가는 것은 겁나고. 눈 한번 꼭 감고 참자 하며 버텼죠. 아저씨들을 다 돈으로만 생각했어요.󰡓

■어른들에 대한 분노

다섯번의 가출 끝에 한 쉼터에 머물고 있는 성희는 󰡒내가 잘못 선택해 발을 들여놓았으니 내 잘못󰡓이라며.`나쁜 길'에서 만난 수많은 어른들 중 누구도 `이런 일 그만 하라'며 한 명이라도 날 내쫓아 줬으면 이렇게까지 되지는 않았을 텐데… 타이른 사람이 없었다는 것에 대해 어른들에 대한 분노를 느낀다“고 했다.

야무지고 예쁜 소녀, 성희는 중학교 2학년이던 지난해 11월 처음 집을 나왔다. 다섯살 때 부모가 이혼한 뒤 엄마하고 살던 성희는 초등학교 들어갈 무렵부터는 아빠와 살았다. 바쁜 아빠 때문에 혼자 집에 있는 날이 많아지면서, 근처에 사는 고모들이 가끔 와서 살림을 도왔지만 , 엄마 욕도 많이 하고 잔소리를 해서 싫어서, 첫 번째 가출을 했다.

두 번째, 세 번째 가출이 이어졌고, 갈 곳 없어 PC방을 떠돌며 채팅을 하다 󰡒다방 다닐 생각 있어요?󰡓 하는 쪽지를 받고 다방에 나가기 시작했다. 그곳에서 차를 배달하던 다섯명은 다 성희 또래의 10대였다. 아침 8시반부터 새벽 2시까지 밥도 제대로 못 먹고 일하던 성희가 급성 위염으로 쓰러지자 겨우 선심 쓰듯 5만원을 주면서 내 쫓았다..

■과연 누구의 잘못 ?

그 뒤 돈을 주는 아저씨들도 만났고, 단란 주점에도 나가게 됐다. 나이를 높이기 위해 파마하고 입술 빨갛게 칠하고 눈썹 붙이고 통굽 구두를 신어 위장을 하면서 그런 생활을 했다.

성희는󰡒어른들이 채팅방에 기웃거리는 이유가 뭐겠어요?. 기분 나쁜 ID를 가진 아저씨들은 어린 여자 꼬셔서 어떻게 해 볼까 하는 생각으로 접근하거든요”.라고 말한다. 언제부터 우리 사회가 성매매라는 파렴치하고 부도덕적인 행위가 시작했는지, 野話를 보면 조선 시대에 회춘을 위해 어린 소녀를 첩으로 삼았다는 내용은 있다.

그렇다고 그 잘못이 꼭 남자들에게 있는지를 다시 생각해야 할 것이다. 돈을 벌기 위한 대학생, 노래방의 아주머니,.. 무조건 남자들의 잘못만으로 돌리기는 무엇인가 찜찜한 구석이 있다. 최근 당당하게 채팅으로 유혹하는 소녀들이 있다는 것 역시 과연 성매매는 그 누구의 잘못인지를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