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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 ‘모성보호법, 현실과 다르다. 2002-0314<호매광장>

■ 非 정규직이 더욱 심해.

한국여성노동자회협의회가 최근 발표한 `평등의 전화 2001년 상담 사례'를 보면, 모성 보호 관련 문의가 187건으로 전체 2,522건의 7.4%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 2000년에 비해 80건(전체의 4.2%)에 비해 크게 늘어난 것이다. 이처럼 상담이 늘어난 것은 모성 보호 관련법 개정을 계기로 여성 노동자들의 권리 의식이 높아지고 있는 반면 실제 사업장에서는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사례가 사라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000년 한해 동안 가장 많은 상담 사례는 고용 관련으로 전체의 59.2%(1492건)를 차지했으며, 구체적으로는 임금 체불이 절반 이상으로 가장 많았고, 부당 노동행위 17,5%, 부당 해고 10.4%, 근로기준법 문의 10.1% 순이었다. 특히 계약직이나, 연봉제, 비정규직 등 불안정한 고용 조건의 여성 노동자들이 모성 보호법의 사각 지대에 놓여 있는 현실을 상담 사례에서 확인할 수 있다.

■ 현실과 다른 사례의 모음

이러한 사례를 분석해 보면 직장내 성희롱이나 폭언 폭행 등 인권 관련 피해는 비교적 소규모 사업장에서 많이 발생하는 반면 모성 보호 무시 사례의 33.6%는 100인 이상 대규모 사업장에서 일어나고 있다. 또 모성 보호법 개정에도 기본적인 건강권을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는 여성들의 호소가 끊이지 않고 있다.

▷사례1．󰡒의류 회사에 다니는 디자이너인데 실장에게 임신했다고 하자 `그만 두라'고 해 항의했더니 `애를 떼버리라'고 폭언을 했다. 그 충격으로 몸에 이상을 느껴 휴가 신청을 했으나 회사에서 이를 무시하고 무단결근이라며 일방적으로 퇴사 처리를 해 버려 결국 유산까지 하고 말았다.󰡓

▷사례2.󰡒제조 업체에서 사무직으로 일하는데 청첩장을 돌렸더니 상사가 `임신 5개월이 되면 사직한다'는 각서를 요구해 써냈다. 신혼여행 휴가도 짧게 주더니 결혼하면 그만 두는 것이 관례라며 계속 퇴사 압력을 가하고 있다.󰡓

▷사례 3.󰡒협동조합에서 전화 교환원으로 6년간 일했다. 그 동안 여직원 출산하면 무조건 그만두는 게 관행이라며 출산휴가를 줄 수 없다고 한다. 1999년부터 `출산 뒤 2년동안만 근무한다'는 사규도 있어서 둘째 아이를 가지면 모두 퇴사할 수밖에 없다.󰡓

▷사례 4. 󰡒공단의 사무직으로 6년간 근무하던 중 3개월된 아이를 돌보기 위해 육아 휴직을 신청했더니 며칠 뒤 정리 해고 대상자란 통보를 받았다.󰡓

▷사례 5.󰡒복지 관에서 일하는 물리치료사인데 출산휴가를 신청하자 무급으로 쉬라고 한다.󰡓󰡒의료 원에서 일하는 레지던트인데 임시직이란 이유로 산후 휴가가 무조건 28일이다. 산전 휴가는 꿈도 못 꾼다.󰡓 󰡒소프트웨어 개발 업체에서 연봉제로 일하고 있는데 사규에 출산휴가 때 급여를 기본급의 70%만 준다고 정해, 부당하다고 항의했더니 연봉제 노동자는 출산휴가 때 해고시켜도 무방하다고 윽박지른다.󰡓 출산휴가를 90일로 연장하는 등 확대된 모성 보호 관련법이 지난해 11월부터 시행에 들어갔으나 법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각 지대가 여전히 많다.

■ 여성들의 당연한 권리

모성 보호 조항은 고용 형태에 관계없이 모든 여성 노동자가 당연히 누려야 할 기본 권리인데도 불구하고 최근 고용 불안이 심해지면서 재계약 불이익 등을 우려해 요구조차 할 수 없는 사업장이 여전히 존재한다. 따라서 행정 감독의 강화와 부동 고용 사용자에 대한 엄격한 처벌을 통해 이른 시일 안에 법이 정착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107) 돈 안드는 ‘선거공영제’ 2002-03/15 <호매광장>

■英國의 돈 안드는 선거

영국의 하원의원 선거는 돈 안 드는 선거로 유명하다. 선거에서 한 후보자의 선거 운동 비용을 보면 그 나라의 국민소득 수준에 비춰 볼 때, 우리나라의 1천만원 정도이다 그리고 이 자금은 후보자가 아닌, 그것도 대부분이 당원들의 후원금으로 마련한다. 비용의 ,2/3정도는 홍보 전단을 만드는데 사용하고 나머지는 사무실 전화요금등 선거 사무소 운영비용으로 쓰여진다. 한 달 동안 벌인 선거 운동은 주로 가정 방문이며, 이때 쓴 돈은 교통비 이외에는 없다고 하니 우리나라의 선거 모습과 비교해 봤을 때 많은 것을 느끼게 한다.

가정 방문때 음료수 한잔이라도 접대하면 ‘부패 정치인’으로 낙인찍힌다니, 우리 정치인 유권자들의 생각과 의식의 차이를 느낄 수 있다. 선거 운동은 대부분 후보자를 위한 자원 봉사자들이 하고 있어 후보자들은 돈이 들지 않는 선거 운동을 하게 된다. 후보들간의 불법 시비가 많은 것도 아니다. 문제가 생기면 선거관리위원회가 아닌 경찰에 신고하게 되는데, 이런 경우는 거의 없다. 그리고 선거 결과에 대한 불복으로 소송을 낸 것이 한두 건에 불과하다.

■ 정치권의 움직임

얼마전 민주당 경선이 처음으로 시작된 제주에서 어느, 방송사 주체로 七龍들의 토론회가 열린 일이 있다. 그들은 모두 선거공영제에 대해 공감했다.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 개혁으로서 이 문제의 확대‘는 自明한 사실로 보고 있다. 음성적인 선거 자금을 줄인다는 것이 정계의 공감된 사안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최근 재계의 개별적인 정치자금 요구엔 응하지 않겠다는 태도 표명도 급물살을 타게 하고 있다.

돈 선거, 부정선거를 막기 위해서는 철저한 ‘선거공영제’를 도입하는 선거법의 개정이 절실하다. 그러나 정작 정계는 ‘선거공영제’ 확대’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 만 “개별적인 선거 운동을 금지하는 100% 공영제로 해야 한다” 고 주장한다. 즉 조직가동비와 같은 음성적인 선거 자금을 국가에서 보전하도록 하다는 것이 정계의 확실한 바램인 것이다. 앞으로 정계는 자신들을 위해서라도 100%의 ‘선거공영제’를 채택할 전망이며, 국고의 낭비를 위해서 보전의 상한선을 최소화하는 방향도 연구될 것이다.

■ 감독관 파견도 고려

이미 외국에서는 돈 들지 않는 선거가 치러지고 있는 것에 비해 우리나라 정치권의 불법․편법 선거운동 관행부터 고치는 게 선행돼야 한다. 사실상 `진흙탕 싸움'에 대해 혈세를 더 많이 써야 하느냐는 것도 감안해야 한다. 현재 텔레비전 연설과 광고, 홍보물 제작, 합동연설회 비용 등 대부분의 선거 비용을 국고에서 보전해 주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는 전화 홍보비와 선거용 홈페이지 제작․관리 비용까지도 국고로 보전하는 방안까지도 여야가 합의된바 있다. 사실상 조직가동비 정도가 선거공영제 대상에서 제외돼 있으나, 이 선거 자금이 가장 많이 들어가는 부분으로서 이 부분에서도 손질이 필요하다. 즉 유급 선거 운동원과 이들의 일당도 국고에서 보전하는 데 관심을 보여야 한다.

‘선거공영제’는 정당이 선거 비용을 절약하는 차원에 그치지 말고 정치 개혁과 맞물려야 한다 그리고 현재의 ‘선거공영제’는 소수 정당에만 그치는 `그림의 떡'이라는 맹점도 있다. 깨끗하고 올바른 공명선거를 위해서는 선관위에서 감독관 등의 파견도 고려할 문제이다. 아무튼 온 국민들의 인식부터가 고쳐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