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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 ‘민주당’ 정권 재창출 가능. 2002<사설>

■ ‘龍’의 존재들

이번 민주당의 競選은 여러 가지로 중요한 의미가 있다. 누가 봐도 고개를 끄덕일 그런 인물이 후보로 선출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어떤 인물이 민주당을 대표할 수 있고 국민들로부터 지지를 받을 수 있고, 정권 재창출을 할 수 있는가.

그리고 ‘龍’ 이라고 부르는 사람들은 과연 어떤 사람들인지, 경선에 나올 자질이 있는 사람들인지, 국민들에게 얼굴이나 팔고 몸집이나 불리며 인지도나 높이자는 속셈인지, 아니면 자치단체장에 본심은 있는데 행동 따로 생각 따로 노는 것인지, 이런저런 생각들이 필자를 헷갈리게 한다.

그러나 이는 모두 국민들을 조롱하는 행위다. 국민들이 정치인들이 데리고 노는 대상인가. 잔머리 굴리는 사람들이 많은 당은 문제가 많다. 즉 ‘龍’들 때문에 민주당이 산으로 오를까 싶다. 오늘 날 진실로 필요한 정치인의 덕목이 원칙이라는 것임을 뼈저리게 느끼는 국민들이 많다. 그 만큼 주민들은 정치에 대해서 불신을 하고 있는 것이다.

■ 走者를 면밀히 검증

경선주자에 대한 검증은 어떻게 하는가. 지나간 과거를 보면 안다. 그들이 걸어 온 길을 거슬러 올라가면 그에 대한 평가는 정확하게 나온다. 1990년 1월22일. 국민들은 정치라는 것에 대해 구역질을 했다.

멀쩡하던 野黨이 느닷없이 與黨과 합친 것이다. 어제의 야당이 하룻밤 사이에 여당으로 옷을 갈아입은 모습을 국민들은 역겨워 했다. 그러나 한 주자는 김영삼을 따라가서 온상에서 자란 정치인이 됐고, 한 주자는 3당 합당을 반대하면서 따라가지 않았다. 그리고 자기의 고향에서 14대 국회의원과 시장 선거에 출마했으나 지역민은 그를 외면했다.

그 이유를 언론에서는 굉장한 사건으로 떠들썩했다. “한신이 부랑배의 가랭이 밑을 기었다” 는 고사를 생각하게하는 時局이다. 정치인이 야망을 갖는다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정치인에게 야망을 갖지 말라고 한다면 그것은 정치를 포기하라는 의미와 같다. 정치인은 야망이 있어야 하며, 대의와 명분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 올바른 대권주자는 ?

2002년의 대한민국 대통령 선거는 어떻게 치러질 것인가. 우리는 잠시 과거를 돌아 볼 필요가 있다. 지금 국민들이 가장 절망을 하고 있는 것은 잘못된 과거의 정치 때문이다. 지금까지 국민들은 진정으로 존경하는 지도자를 만나 보지 못했다는 허탈감에 빠져 있고 이것이 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을 불러 온 가장 큰 원인이 된 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정치 지도자라는 사람들이 무슨 소리를 하던, 그것은 한마디로 불신의 표적이 되었다.

이제 국민들은 약속을 지키는 지도자, 그리고 부정, 부패를 하지 않을 者를 갈망한다. 그렇다면 누가 약속을 지키는 지도자이며, 어떻게 알 수 있는가. 지금까지 시종일관 소신으로 정치를 해 왔으며 개인의 이익과 불이익에 연연하지 않는 대의와 명분의 정치가를 찾아야 한다.

이제 민주당의 선택은 龍중에서 누가 더 정권 재창출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느냐를 평가해야 한다. 지역 감정과, 패거리 정치라는 일그러진 한국적 자화상이 이제는 제 모습을 찾아야 한다. 명분도 실리도 없는 소아병적(小兒病的) 아집으로 역사를 후퇴시키는 정치인도 없어져야 한다. 버릴 때는 자신을 아낌없이 던져. 버려야 한다. 그리고 이번 경선에서 當落者들은 상호 협조하는 것만이 곧 정권 재창출의 길이 될 것이다.

(123) 말띠 여성과 21세기 2002<사설>

■ 말과 우리 민족

주기적으로 돌아오는 말띠 해만되면, “도대체 왜? 무슨 이유로? `말띠 해에 태어나는 여자는 팔자가 세다”`며 호들갑을 떨까?. 말띠 여성에 얽힌 허실을 조명해 볼 필요가 있다. 필자의 女息도 이제 꽃다운 24세이다. 어디 하나 나무랄 데 없는 여성으로 성장하고, 직장 생활도 충실히 하며, 야무지고 아름다운 여성이다.

오히려 아들보다 뒤지지 않는다. 말(馬)을 보면, 미끈한 다리와 휘날리는 갈기, 윤기가 흐르는 탄탄하고 균형 있는 몸매는 그야말로 보기에도 눈이 부시다. 우리 조상들은 예로부터 `騎馬民族`으로 불렸고, 청동기 시대 이후부터 말과 서로 인연을 맺어 친근한 관계를 유지했던 탓에 벽화와 유물 등에는 말에 관한 그림과 장신구가 유난히 많다.

또한 우리 민족은 말을 신성시하여 「삼국유사」에도 신라를 세운 박혁거세가 백마가 승천하면서 두고 간 큰 알속에서 태어났다는 설화가 있을 정도이다. 그리고 소, 돼지, 심지어 개고기까지 식용으로 먹었지만 말고기는 먹지 않았을 뿐더러 죽으면 매장까지 해 줬다.

■ 八字와는 무관한 말띠

우선 `말띠 여자가 팔자가 드세다`는 말은 일본에서 건너온 속설이란 비판이 있다. 전통적으로 여자가 남자에게 복종적인 일본 사회는 기가 센 여자들을 좋지 않게 보았다. 사주상 말띠 해에 태어난 여자들은 성격이 괄괄하기 때문에 시집가서 종종 남편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일본에서는 오래 전부터 말띠 해에 여자아이를 낳는 것을 꺼려했다. 이러한 일본 사회의 잘못된 속설이 일제시대에 우리나라에까지 퍼졌다 일본인들의 속 좁은 생각과는 달리 우리네 조상들은 만사에 치우침이 없는 중용을 으뜸으로 여겼고, 각자의 타고난 성품과 기질을 존중했다. 비록 남존여비의 봉건 사회였을망정 여자들에게도 나름대로의 역할을 인정했다.

그 단적인 예가 조정에서 치르는 가장 중요한 大事였던 왕비 간택에 있어서 간택된 조선조 왕비 가운데 네 분이 말띠였다. 정현왕후, 인열왕후, 인선왕후 그리고 현종비였던 명성왕후가 그 분들이다. 왕실에서 사주를 따질 줄 몰라서 `말띠 왕비`를 간택했겠는가. 즉 말띠 왕비의 활달한 기상이 침체된 조정의 기를 살리고, 백성들의 어려움도 잘 보살필 수 있으리란 판단에서였던 것이다.

■ 말띠 여성의 활약상

조선시대의 중용적인 사주관은 현대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요즘 남자들은 가만히 집에서 살림만 하는 여성들보다는 활동적이고 적극적으로 경제활동에 임하는 여성을 선호한다. 현대의 이러한 경향에 말띠 여성들이야말로 제격이며 캐리어 우먼의 상징으로 우리 사회 곳곳에서 활기찬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역술가들은 다섯 색깔의 말 가운데 가장 강하고 귀한 것을 꼽으라면 이구동성으로 흰말을 꼽는다.

그런데 올해가 기운이 강하고 활동적인데 백말띠다. 그렇게 보면 백말띠가 들어간 해는 역술 적으로도 피해야 될 것이 아니라 60년에 한 번 있을까 하는 상서로운 해임을 알 수 있다. 女權 신장의 흐름 앞에 일제의 잔재인 비과학적인 속설에 신경을 쓸 필요가 없다. 말의 무리 중 우두머리는 가장 나이가 많고 경험이 많은 암말이라고 동물학자는 말한다.

따라서 말의 세계는 모계 중심이다. 시대가 바뀌면 그 시대에 적합한 패러다임이 있어야 한다. 말띠 여성들이 21세기 여성상위 시대의 견인마로서 훌륭한 역할을 하리라 기대해 본다. 더욱이 60년만의 성스러운 백말띠 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