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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기왕성할 때처럼 장시간 책보는 것이 쉽지 않다. 새벽 세시면 일어나 신문을 기다리는 사람이지만, 그 또한 옛날처럼 정독하는 경우는 드물어 간다. 대충 훑어보고 꼭 필요한 부분만 스크랩해 둔다.

자연스레 인터넷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져 가는 것을 어찌할 수가 없다. 종이 신문보다는 인터넷이 정보전달의 속도가 빠르다는 점에서 피할 수 없는 시대의 조류인 것이다.

아침 일찍 연구실에 도착하여 지난날 친하게 지내던 후배교수의 블로그를 열었다. 학문에 대한 열정과 집념 그리고 정의감이 대단한 경상도 친구이다. 뜻밖에 재미있는 글귀가 있었다.

‘존윅(John Wick’)이라는 영화를 보고 느낀 소감을 적어 놓은 것이었다. 짧은 글로만도 영화의 내용을 대충 파악하기에 충분하였다. 알아보니 이미 종영(終映)된 영화라고 하니 볼려면 다운 받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최근 음모와 배신이 판치는 세태(世態)를 보면서 적지 않게 구토를 느끼고 있는 나도 거기에 몇 마디 첨가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항상 다른 사람의 글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 배움에는 노소(老少)도, 귀천(貴賤)도 없지 아니 한가….

조용히 있는 사람 건드리는 것이 아니다.

전력(前歷)이 있는 사람 만만하게 봐서는 안 된다.

기운이 강한 사람 배반해서는 안 된다.

신념과 집념으로 뭉쳐진 사람 건드려서는 이득 볼 것이 없다.

언젠가는 그로 인해 반드시 해(害)를 입게 될 것이다.

상처(喪妻)한 후 아내가 남긴 강아지로 위안 받으며 살아가는 존윅을 건드렸다가 결국 파멸하고 말았다.

키아누 리브스의 ‘존윅(John Wick)’을 보고 경상도의 어느 교수는 ....

역사(歷史)를 기록하는 사람에 찍히면 안 된다. 훗날 불명예를 지니게 될 것이다.

패거리로 뭉쳤다고 날뛰지 마라. 정의(正義)의 단검(單劍) 앞에 무릎 꿇을 것이다.

은혜를 입고 배신해서는 안 된다. 반드시 자식에게 차일 것이다.

오수열< 조선대 정치학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