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프린트하기

노무현 대통령은 25일 "우리 사회에는 거대한 부동산 투기로 이익을 보는 사람들의 발언권이 지나치게 강화돼 있다"며 "부동산 투기 세력과 내 집을 마련해야 겠다는 소박한 서민 세력 간의 힘의 불균형이 오늘날 여론 마당에서 뉴스의 비중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대한주택공사 국민임대주택 홍보관에서 열린 '주거복지정책 토론회'에서 "113만의 심각한 단칸방 생활이 있고 집이라고 말할 수도 없는 불량주거 환경이 아직도 엄청나게 존재하는데 왜 우리 신문 방송에는 몇몇 사람들 '집장사'와 부동산 투기 얘기만 나오는 지 이해할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노 대통령은 "주택이 투기 대상이 돼 천정부지로 가격이 올라가고 막상 필요한 사람이 주택을 구할 수 없는 비정상적인 상황을 바로잡기 위해 부동산 정책을 강력하게 시행하다보니 이해관계가 많은 사람들이 여러 가지 문제 제기를 하는 바람에 결국 주거정책은 사라지고 부동산정책으로 온통 싸움판이 벌어진 것 같은 그런 사회분위기가 됐다"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이어 "보다 발전된 주택정책을 마련해 국민들이 주거 문제에 대해 새로운 꿈과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하자"고 당부했다.

"재정에 맞춘 주거복지 공급 아닌 수요에 맞춘 정책으로 전환"

노 대통령은 건설교통부의 '서민 주거안정과 선진 주거문화의 확립을 위한 정책방안’보고와 토론이 끝난 후 "앞으로 10년 안에 약 15%의 공공주택 비축분을 갖는다는 정책 목표가 국민들에게 아주 보편적으로 인식되고 공동의 목표로 자리 잡았을 때 아무나 흔들지 못한다"며 정책의 일관성을 강조했다.

주거복지 재원 마련과 관련, 노 대통령은 "지금까지 재원의 한계를 먼저 생각하고 그 범위 안에서 최선을 다하려는 수준 이었다"며 "이 부분에서 각별한 결단과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며 건설교통부 다른 어떤 예산을 깎더라도 반드시 공공 주거정책 예산을 확실히 확보하라"고 지시했다. 특히 "주거복지 만큼은 재정 능력에 맞춘 공급정책이 아니라 수요에 맞춘 공급정책으로 전환하라"며 주거복지 전담 조직을 만들 것을 당부했다.

노 대통령은 "그동안 경제위기론에 매몰돼 복지정책에 대해 내놓고 말하기도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이제부터는 복지정책에 대해 본격적으로 관심을 가지겠다"며 "7~8년 뒤라도 주거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정책을 책임지고 챙겨나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