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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은 삼라만상이 녹색으로 단장하여 신록으로 상징된다. 계절의 여왕이라는 색다른 의미를 부여하면서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달이다. 우리들의 삶에도 뜻 깊은 한 달이다. 달력을 펼쳐놓고 한 번 훑어본다. 5일은 어린이날, 8일은 어버이날, 14일은 석가탄신일(음력4월초파일), 15일은 스승의 날, 16일은 성년의 날, 21일은 부부의 날이다.

특별히 가정의 달로 지정해서 각종 행사를 함께 즐긴다. 이때 나눔과 배려를 통해 마음을 다잡고 가정이란 것을 한 번 생각해 본다.

◆가정은 사랑의 원천

사람이 사는 근본은 뭐니 뭐니 해도 서로 다른 남남의 남녀가 만나 여보·당신으로 부부가 되어 서로 살을 섞으며 만든 가정으로부터 시작한다.

여보·당신에 담긴 깊은 뜻을 되새겨 헤아려 본다. 여보는 한자로 같을 여(如)자와 보배 보(寶)자로 쓴다. 아내는 보배와 같이 소중하고 귀중한 사람이란 뜻이다. 자기 부인을 아끼고 존중하라는 뜻이다.

당신은 한자로 마땅할 당(當)자와 몸 신(身)자로 쓴다. 떨어져 있는 듯 하지만 바로 내 몸과 같다는 말이다. 얼핏 생각할 때는 이심동체(二心同體)를 말하는 것 같지만 부인에겐 남편이 삶의 전부라는 말이다.

이렇게 서로 존경과 신뢰로 맺어져 사랑으로 꽃을 피우는 것이 부부의 연(夫婦緣)이다. 함께 살면서 서로 사랑하게 되고 서로 사랑하면서 함께 사는 것이다.

부부 중 사유가 어떻든 어느 한 쪽이 무너지는 것은 사람이 사는 근본이 무너지는 것이다. 여기서부터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서로 이해하고 사랑이 넘치는 부부, 사랑이 충만한 가정, 이것이 바로 한 가정의 행복이요, 희열, 그리고 만족이 아니겠는가?

화목한 가정 하나, 둘이 모여 나아가 사회, 국가의 화목으로 이어진다. 우리가 몸담고 있는 사회가 마음에 영일(寧日)을 가지지 못하고 날이 새고 자고나면 서로 지지고 볶으며 시기(猜忌)하고 질투(嫉妬)하는 근본 이유는 가정으로부터 솟아나야 하는 사랑의 샘물이 말랐기 때문이다.

우리 가족사회 난맥상은 보고 듣기가 민망스럽고 겁이 난다. 신문, TV를 위시해서 각종 언론 매체를 접하는 것이 정말 역겹다. 우리사회의 근본인 가정이 무너지는 현실이 너무 안쓰럽다.

OECD 국가들 가운데 우리나라가 이혼율, 청소년 자살률이 1위라는 불명예, 그리고 잔인한 자녀학대, 피붙이간의 몰인정한 살육행위들이 얼마나 우리를 우울하게 하고 있는가. 결혼을 기피하는 독신주의가 늘어나는 것도 큰 문제다. 이런 현실이 가장 성스러워야 할 우리의 가정을 파괴하는 주범이라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한 가정을 지키는 가장 큰 버팀목인 부부의 화목이 사랑의 원천이라는 사실을 한시라도 잊지 말고 세상 떠날 때까지 살아야 한다.

◆부부의 날이 주는 메시지

부부의 날이 공식적으로 처음 세상에 태어난 곳이 우리 대한민국이라는 사실에 우리는 자긍심을 가져야 한다. 60년 전 경상남도 창원에서 권재도 목사 부부에 의해서 1995년 5월 21일 창안되었다. 5월 21일이 된 것은 5월은 가정의 달이다. 여기에 둘(2)이 하나(1)가 된다는 멋지고 기발한 의미를 갖고 태어났다. 그리고 2007년 정부로부터 법정기념일로 공식지정을 받았다.

최근에 와서 우리사회 가정의 부부관계 난맥상이 백척간두(百尺竿頭)에 서 있는 형상이라고 할 수 있다. 이혼을 밥 먹듯 할뿐 아니라 이혼이 큰 흠이 되지 않는 작금의 현실이 너무 서글퍼지고 있다.

서로의 배려나 상대 신뢰 믿음이 없는 부부, 쇼윈도 부부도 많아지고 있다.

화목하지 못한 부부관계의 가장 큰 피해자는 두 사람 사이에서 출생한 자녀들이다. 부부는 남남으로 만났기 때문에 헤어지면 그만이다. 가정의 화목을 위해서는 부부의 사랑이 그 어느 것보다 윗자리에 있어야 할 이유라고 하겠다.

둘이 하나 되는 메시지가 담긴 부부의 날이 주는 깊고 진정한 의미를 이 5월에 되새겨보면서 우리 모두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자.

글/장홍열(한국기업평가원 회장)

[본 기사는 월간 경제풍월 제201호 (2016년 5월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