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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생겨난 광주의 관문은 1922년 대인동에 세워진 광주역이다. 지금은 구역(舊驛)이라 불리는 동구소방서 건물이다.

57년 뒤(1979년) 광주역은 대인동에서 중흥동(북구 중흥동 611번지)으로 옮겨갔다. 광주역사는 드넓은 광로 5개가 부챗살처럼 활짝 뻗어나가는 중앙에 자리잡고 있다. 광장 양편에는 우리 고유의 키 큰 소나무 수십 그루가 느티나무와 함께 고풍스런 멋을 풍긴다.

'신역'이라 불리던 중흥동 광주역도 벌써 36년이 넘었다. 처음엔 구획정리만 끝난 신시가지 허허벌판에 역만 덜렁 서있어 '시내에서 너무 멀리 떨어져있다'고 말들도 많았었다. 역 만드느라 바로 부근에 있던 신안동 태봉산(胎封山; 인조 임금의 막내아들 태가 묻혔던 산; 52.5m 높이, 3천평 넓이)을 헐어 경양방죽을 메웠었다.

그 후 고속버스와 자가용에 밀리던 철로는 2004년 4월1일 KTX가 개통되면서 새 역사를 맞는다. 광주역도 마치 비행접시를 지붕에 앉힌 듯 멋지게 새로 단장했다. 덕분에 역구내를 가로질러 중흥 삼거리 제1순환도로 쪽으로 연결하는 3백m길이 구름다리도 생겼다.

광주역은 이상스럽게 기점이자 종점역이다. 갈아타는 사람이 없다. 역이 이곳으로 온 뒤에도 광주도심을 U자형으로 감싸고 돌아가는 철로는 교통소통에 장애가 된다고 눈엣가시처럼 미움을 샀다. 2001년 8월 남광주역과 함께 도심철로를 폐쇄했다. 그러다 보니 광주역만 도심에 외로이 남았다. 더군다나 송정역까지 외줄기 단선으로 연결되어있다. 아무리 빠른 고속전철이라도 극락역 부근에 이르면 기어가야 한다. 교행 하기위해서다.

광주시사 통계에 따르면 1976년 광주역 하루평균 이용객은 6,187명이다. 38년이 지난 2004년은 KTX가 개통된 4월부터 7개월간 집계해본 결과 하루평균 7,144명이다. 겨우 15%늘어났다. 고속철도가 생겨 난 후에도 일반 기차편이 줄어 전체적인 승객은 별로 늘어나지 않았단다.

'그래도 대륙간 KTX가 평양, 북경, 시베리아 대평원을 거쳐 모스크바까지 달릴 날은 꼭 오고야 말 것이야!'. KTX가 광주역에 멎는걸 보며 모스크바까지 기차로 달리는 꿈을 꾸어본다.

한편 일부 광주시민들은 남광주 역사의 철거를 아쉬워 하며, 복원을 주장하는 의견들도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