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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최악의 정치적 위기에 처했다. 이른바 최순실 파문으로 식물 대통령이 됐다. 국가원수로서의 정치적 위상과 도덕적 신뢰가 모두 사라졌다.

무엇보다 참담한 것은 우리 손으로 뽑았던 21세기 대한민국 대통령이 한낱 사이비 무당의 딸에 불과한 평범한 중년 여성에게 조종당한 ‘아바타’였을까라는 도저히 믿기 의구심 때문이다.

박 대통령은 ‘어떤 일이 있어도 지지를 철회하지 않는다’는 30%의 콘크리트 지지층을 보유한 정치인이었지만 4일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국정수행 지지율 5%는 의미심장한 현실이다.

97년 IMF 외환위기 당시 김영삼 대통령의 6%보다 낮은 수치다. 이는 대구·경북, 60대 이상, 보수층으로 상징되던 핵심 지지층마저 완전히 등을 돌린 결과다. 2012년 대선에서 51.6%의 지지를 얻었다는 점에서 통치불능 상태다.

전국 곳곳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과 하야 주장이 넘쳐나고 있다. 5일 대단이 거리 촛불집회는 물론 대학가 시국선언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고 있어 이해할 수 있는 주장이다. 최순실 게이트 파문 초창기 신중했던 정치권이 너도나도 탄핵과 하야 주장에 가세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의 탄핵이나 하야가 가능할까? 결론적으로 불가능한 이야기다.

참고로 국회가 탄핵소추안을 의결했다 하지만 헌법재판소가 나중에 기각 결정을 내리면 탄핵이 불가능 하다.

헌법 제65조에는 대통령 탄핵조항이 있지만 1항은 “대통령이 직무집행에서 헌법이나 법률을 위배한 때 국회는 탄핵 소추를 의결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고, 또 2항에는 “대통령 탄핵소추는 국회 재적의원 과반수의 발의와 국회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한다”는 규정다.

박근혜 탄핵은 가능할까? 아무리 여소야대 정국이지만 탄핵 가결에 필요한 재적(300명) 의원 3분의 2 이상인 200명을 확보하는 건 쉽지 않다. 다시 말해 여당인 새누리당이 참여하지 않으면 박근혜 탄핵은 불가능하다.

11월 5일 기준 여야 의석분포를 살펴보면, 새누리당 129석, 민주당 121석, 국민의당 38석, 정의당 6석, 무소속 6석이다. 무소속 의원 6명 모두 야당 성향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탄핵에 동참할 수 있는 야당 의원은 모두 최대 171명이 된다.

결론적으로 탄핵 발의는 가능하지만 국회 통과가 불가능하다. 새누리당에서 적어도 29명 이상의 이탈표가 나와야 하지만, 그러나 탄핵안이 국회를 넘더라도 변수는 있다. 바로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절차다. 헌법 제113조 1항에 따르면 헌재에서 탄핵결정에 관한 인용을 결정할 때에는 재판관 6인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한다.

박한철 소장 등 헌재 재판관 9명 전원이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서 임명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박근혜 탄핵안이 국회를 통과한들 헌재 문턱까지 넘어서기란 쉽지 않다. 아울러 헌재의 보수적 성향을 떠나서 대통령이라는 선출권력의 운명을 선출되지 않은 권력인 헌재가 결정한다는 것 역시 논란의 여지가 있다.

원문/더민주당 국회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