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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게이트가 불거진 후 극심한 내홍을 겪고 있는 새누리당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 추진 과정에서 끝내 분당 파국을 맞을 것이라는 전망에 날로 무게가 실린다.

새누리당 비주류는 박 대통령 탄핵을 위한 집단행동에 돌입했으며, 탄핵이 관철되지 않으면 동반탈당을 불사하겠다고 나섰다.

이에 주류 친박계는 대통령 탄핵을 "예수를 팔아먹는 배신"이라고 맹비난 하면서 비주류에게 당을 떠나라고 맞대응하고 있다.

이미 심리적으로는 분당 지경에 이른 당 주류와 비주류가 탄핵을 계기로 완전히 결별, 정치 지형의 새판이 짜일 공산이 크다.

친박계 지도부를 불신임하면서 비상시국위원회라는 별도의 체제를 꾸린 비주류는 박 대통령 탄핵을 위한 여당 내 매직넘버를 이미 확보했다.

국회가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발의하려면 재적의원 과반(151명 이상)이 서명해야한다. 탄핵안 가결에는 재적의 3분의2(200명) 이상이 찬성해야한다.

대통령 탄핵안을 당론으로 결정한 더불어민주당(121명)과 국민의당(38명), 정의당(6명), 야권성향 무소속(7명)이 찬성표라고 상정하면, 새누리당에서 최소 28표가 필요하다.

비주류는 탄핵 연판장을 통해 26일 현재까지 탄핵 찬성 의원 40명을 확보했다. 이미 탄핵안 발의와 가결 요건은 성립된 것이다.

또한 비주류는 탄핵에 대한 당위성을 설파하는 여론전에 한창이다.

“대선 불출마”라는 승부수를 던진 김무성 전 대표는 전날 의원총회에서 "국민이냐 박 대통령이냐를 헌법 기관인 국회의원들이 헌법 절차로 선택해야한다"며 탄핵 동참을 호소했고, 유승민 전 원내대표도 "탄핵안 처리를 늦출 방법이 없다"고 강조했다.

친박계 역시 대대적 반격 모드다. 전날 의총에는 친박계 중 이정현 대표 등 주요 당직자만 참석했을 뿐, 친박 의원들이 대거 불참했다.

박 대통령 탄핵에 대한 당내 공론화의 장을 아예 인정하지 않고 보이콧 한 것이다. 친박계 의원들이 의총에 오지 않으면서 새누리당은 박 대통령 탄핵과 관련한 뚜렷한 결론을 내지 못했다.

정진석 원내대표가 12월 2일 또는 9일에 탄핵안을 처리한다는 일정 시나리오에 반대를 천명하면서 탄핵 관련 여야 협상 전권을 일임해달라고 하자 비주류 의원들이 강력히 반발하며 공방만 오갔을 뿐이다.

친박계는 탄핵 절차 자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앞서 이정현 대표는 "탄핵을 하려면 근거가 있어야하는데 검찰 수사 결과를 근거로 탄핵한다면 특검을 즉각 취소해야한다"며 "특검을 추진할 거라면 특검 결과까지 지켜봐야한다"고 밝혔다.

현 단계에서의 탄핵은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또한 친박계는 박 대통령 탄핵을 "예수를 팔아먹는 요다의 배신"이라고 표현하면서 탄핵에 심리적·정치적 부담감을 느끼고 있는 중립지대를 포섭하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박 대통령의 새누리당 당적 정리 문제도 탄핵 과정에 큰 영향을 미칠 변수다. 박 대통령과 같은 당적을 갖고 탄핵 찬성표를 던지는 게 심리적으로 부담스럽다는 비주류·중립 의원들의 여론 때문이다.

친박계가 탄핵은 배신이라는 논리로 초·재선, 중립지대 포섭에 나섰다면, 비주류는 이런 부담감을 덜어내 탄핵 찬성지대를 넓히기 위해 대통령 출당을 추진하는 것이다.

당 윤리위원회는 비주류 의원들이 제출한 박 대통령 징계안을 오는 28일부터 심의하는데, 윤리위가 출당 권유를 정한다 해도 친박계 지도부가 이를 거부한다면 징계는 실현되지 못한다.

이날 현재까지 원내에서는 김용태 의원(3선), 원외에서는 남경필 경기지사, 정두언·정태근·정문헌 전 의원 등 9명까지 총 10명이 탈당했다.

비주류 집단 탈당의 키를 쥐고 있다고 평가받는 김무성 전 대표는 "탈당이나 분당은 마지막에 다른 선택이 없어 불가피할 때 생각할 일"이라며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일부 전현직 의원들의 탈당을 고리로 원외 개헌세력도 바깥에서의 ‘판’을 만드는 채비에 돌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 탄핵을 기점으로 당을 박차고 나가느냐 마느냐라는 비주류 핵심들의 선택만 남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