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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 고속철도 분기역 결정을 앞두고 충청권 자치단체들이 앞다퉈 유치 경쟁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충북지역 국회의원 등이 광주·전남지역 단체장 등을 만나 호남고속철 오송역 유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호남고속철에 대한 정부 관계자들의 얘기가 서로 다르며, 사업 추진이 지지부진한 게 하나의 원인이다. 국회에서 호남고속철도 조기 착공에 대한 대정부 촉구 건의안이 통과되기도 하였다.

호남고속철은 1987년 당시 노태우 대통령후보가 대선 공약으로 처음 제시했으나, 대통령 재임 때 사업의 타당성 조사만이 실시됐을 뿐 구체화되지는 못했다. 노무현 대통령도 지난 대선 때 호남고속철 사업을 공약으로 내놓았지만, 정부는 지금까지 사업 계획을 구체적으로 내놓지 않고 있어 호남인들의 실망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국무총리가 '호남고속철 조기착공은 섣불리 결정할 수 없고 장기적으로 결정할 문제'라고 말한 게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그는 경부고속철이 대표적인 정책 실패 사례였다면서, 호남고속철이 생기면 적자는 국민세금으로 메울 수밖에 없다는 말을 해 시도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그런 가운데 건교부장관이 총리 발언은 잘못된 것이라고 뒤집어 다시 혼선을 초래했으며, 그의 발언은 현재 용역이 진행 중인 사실을 모르고 한 것이며 그런 말은 잘못이라고 말해, 어느 말이 진실인지 알 수 없는 일이다.

호남고속철 사업은 18년째 표류하고 있으며, 천안분기노선은 지난 94년부터 97년까지 호남고속철도 기본계획 용역결과 교통개발연구원에서는 이미 기본계획상 천안을 분기하여 공주·논산을 통과하는 노선이 최적안으로 제시한 바 있다. 호남권은 천안을 분기점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충북은 오성역을 주장하고, 대전과 충남에서는 대전역을 주장하고 있다. 충청도 주민 50% 이상이 대전역을 선호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사실상 우리 지역에서는 지금까지 호남고속철도 천안분기문제는 경제성과 이용자 편의성 등에서 당연한 선택이므로 용역과정에서 지자체간 불필요한 갈등이나 오해의 소지를 일으킬 수 있을 것 같아 일체의 대응이나 활동을 자제해온 것이 사실이다.

호남고속철도 분기역 관련 소모적인 유치경쟁 중단해야 한다. 이러한 유치경쟁은 오히려 호남고속철도를 건설하는데 아무런 보탬이 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지연만 초래하는 결과를 갖게 된다. 이것은 같은 시기에 발표한 호남권 국제공항 선정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광주와 전북지역 주민들은 광주공항을 국제공항으로 승격을 주장했지만, 무안공항을 국제공항으로 건설한다고 했지만 15년이 지난 지금까지 개항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호남고속철은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천안, 오송, 서대전보다는 대전역을 분기역으로 해야 한다.

그리고 출발지역도 용산역이 아닌 서울역이어야 한다. 천안이나 오송에서 바로 연결되면 10분 정도 줄일 수 있을 것이지만, 천안을 경유하여 내려올 경우 탑승객이 현저히 줄어들게 되고, 광주에서 대전을 이용하는 승객들은 불편하게 된다.

경부선과 같이 서울역에서 출발하면, 광명, 수원, 천안, 대전까지 많이 이용할 수 있으나, 운행편수가 많은 서울역으로 몰리게 된다. 처음 출발부터 대전 이전의 승객들은 별로 타지 않아 좌석이 텅텅 비어 있을 뿐만 아니라, 운행회수도 훨씬 줄어들 것은 분명하다.

호남고속철도의 건설을 대전을 지나 익산이 아닌 인구가 많은 전주시를 거쳐야 하며, 광주역과 송정리역이 아닌 상무지구의 극락강 주변으로 새로운 광주역을 건설하여 목포로 가는 노선이 만들어져야 진정한 호남고속철도가 될 것이다. 　

글= 강원구 (본보 논설위원 . 광주시관광협회장. 행정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