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프린트하기

‘여름철의 보약’ 같다는 자두. 새콤달콤한 신맛이 입안 가득 군침을 돌게 한다. 진한 보라색 열매 모양이 복숭아를 닮았다하여 자도(紫桃)라 하다가 자두가 된 것이다. 순수 우리말 이름은 오얏이고 한자명은 이(李)이다.

자두는 중국이 원산지로 수확 시기는 6월 하순부터 9월상순경이다. 복사나무와 자두나무는 도리(桃李)라 하여 모두 한꺼번에 표기되어 있다.

‘시경(詩經)’에 보면 중국 주나라 시대에는 꽃나무로서 매화와 오얏을 으뜸으로 쳤다.

우리나라에는 삼국시대 이전부터 있었던 나무이다. ‘동국이상국집’에 시가(詩歌)로 실린 것만도 20여회나 되는 것을 보아도 과일나무로서 모두의 사랑을 받아왔음을 알 수 있다.

옛 과일의 대표는 복숭아, 오얏(자두), 돌배, 매실이다. 특히 복숭아와 자두는 봄꽃을 즐길 수 있고 과일을 식용할 수 있으므로 일반가정의 뜰에 한두 그루는 있었을 것이다.

자두는 식욕증진, 피로회복, 간기능개선, 변비개선, 고혈압예방의 효용이 있다. 자두에는 카로티노이드 색소가 많아 비타민 A의 효력이 있으며 미네랄 중 칼륨 성분이 많아 고혈압예방 작용도 있다. 또한 아미노산의 일종인 시트르닌이라는 성분이 있어 체내에서 소변 생성을 촉진시켜 이뇨작용을 원활하게 해준다.

자두는 비교적 신맛이 강한데 사과산과 구연산 등 유기산이 1∼2% 들어 있어 피로회복에 좋고, 식욕 증진은 물론 불면증에도 효력이 있다.

껍질 부분에 다량의 카로틴이나 비타민C, 칼슘이 들어 있다. 껍질째 먹는 것이 영양효과를 살리는 방법이고 껍질 바로 아래쪽이 단맛은 더 강하다. 식물성 섬유와 다량의 펙틴질을 함유하고 있기 때문에 잼과 젤리가 잘 만들어진다.

<본초강목>에는 골절이 쑤시는 것과 오랜 열을 다스린다고 하였고, 한방에서는 자두를 절여 두고 장복하면 훌륭한 간장약이 되며, 씨는 수종(水腫)을 내리고 얼굴에 기미낀 것을 없앤다고 하였다.

대한폐경학회 학술대회에서 폐경여성 식사 10계명을 발표했다. “폐경여성은 콩이나 자두를 먹어야 한다.” 고 보론 함유식품을 강조한 것이 주목을 끌었다. 보론을 하루 3㎎씩 섭취할 경우 혈중 에스트로겐 농도가 현저히 증가되는데 보론 함유량이 가장 큰 식품은 자두이다.

말린 자두 100㎎당 25.5㎎이나 되는 보론이 들어 있다. 특히 말린자두의 영양은 생자두의 3~4배 늘어나고 저장성이 좋다. 매일 자두 1개씩만 먹어도 에스트로겐 상승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셈이다.

그러나 자두와 궁합이 맞지 않는 음식도 있다. 자두와 참새고기, 청어, 오리알을 같이 먹으면 식중독이 생긴다고 한다.

좋은 자두 고르는 방법을 알아보자. 자두는 물러지거나 손상되기 쉬우므로 착색하기 시작한 약간의 미숙과를 수확한다.

만져봐서 단단하고 푸른빛이 돌면서 붉게 익어가는 것. 끝이 뭉퉁한 것보다는 뽀족한 것. 껍질에 하얗게 분이 난 것. 너무 빨갛게 익은 것은 당도가 낮은 편이고 푸른빛이 들은 자두가 당도가 높다.

밀폐된 용기에 담아 냉장고에 넣으면 10일 동안 보관이 가능하지만 먹을만큼만 구입해서 먹는 것이 맛있는 자두를 먹는 방법이다.

오얏꽃은 대한제국시대에 왕실을 대표하는 문장(紋章)으로 사용하였다. 구한말에 발행한 54종의 보통우표에는 이왕가(李王家)의 문장인 오얏과 태극이 주조를 이루었기 때문에 이화우표(李花郵票)라고 부르기도 하였다. 조선 말기의 백동으로 만든 화폐에도 표면의 위쪽에는 오얏꽃, 오른쪽에는 오얏나뭇가지, 왼쪽에는 무궁화의 무늬를 새겨 넣었다.

오얏꽃은 진실·성실·정직으로서 황제가 국민을 도솔(導率)하는 지침으로 침로(針路)로 하겠다는 뜻이었다 한다. 조선왕실의 성이 이씨라는 것이 오얏꽃을 황실문장으로 선택하는 결정적인 이유가 되었음은 말할 것도 없다.

김정숙 전남과학대학 호텔조리·김치발효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