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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로 전남 고흥에서 가족문학관(이하 가족문학관)이 문을 열었다.

그 주인공은 대하소설 태백산맥의 조정래 작가와 시조 ‘의상대 해돋이’로 유명한 조 작가의 아버지 조종현 시조시인, 아내 김초혜 시인 등 2대에 걸쳐 현대문학에 큰 영향을 미친 문학인 가족이다.

고흥군은 30일 오후 두원면 운대리 일원에서 ‘조종현 조정래 김초혜 가족문학관’ 개관식을 가졌다.

이날 개관식에는 박병종 고흥군수와 조종현 시조시인의 법제자인 화란스님을 비롯해 소설가 김훈 작가, 이용덕 서울대 미대학장, 최재천 전 국회의원 등 조정래 작가와 인연이 깊은 내빈들이 참석했고, 두 작가의 팬들도 다수 참석해 가족문학관의 개관을 축하했다.

가족문학관은 아버지 조종현 시조시인, 조정래 작가, 김초혜 시인 등 각자의 이름으로 전시실을 구성했고, 조정래 작가는 일생의 글쓰기 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배치했다.

화란 스님은 스승과의 인연을 소개했고, 김훈 작가는 “아버지의 동시 ‘욕심쟁이’에서 아들의 소설인 태백산맥의 생명사랑과 생명예찬 등 그 정신을 엿볼 수 있었다”고 전했다.

답사에 나선 조정래 작가는 “아버지만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며 “뒤늦게나마 아버지에 대항 불효를 씻을 수 있어 감사하다”고 소감를 밝혔다.

그동안 고흥군은 조선대 이동순 교수를 통해 조종현 문학전집을 발간했고, 이어 조종현 문학학술대회를 개최하는 등 연차적으로 가족문학관 설립을 위한 사업을 추진해왔다.

개관식이 끝난 후 조 작가는 기자간담회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조 작가는 최근 ‘국가란 무엇인가’에 대한 화두를 던진 것에 대해 “건국 이후 대한민국이 국민에게 어떤 역할을 해왔는가 총체적인 질문을 하겠고, 이 질문은 우리나라만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그 질문의 대상이 넓혀질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내후년에는 책을 내고 자신의 이름을 건 문학관이 있는 전북 김제와 전남 벌교 및 고흥에서 매달 마지막 주에 2일씩 머무르며 독자와 만남 및 토론시간도 갖겠다는 계획이다.

이날 ‘세번째 문학관 개관’에 대한 문학계의 반응에 대한 질의에서도 “현대문학의 역사가 100년이 넘었고 문학에 목숨을 건 작가들이 국내에만 1만2000여명에 이른다”며 “모든 작가들의 최후 목표가 문학관 건립이고 문학관은 앞으로 더 좋은 작품을 만들어 달라는 격려의 의미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번 문학관이 아버지의 고향이자, 뿌리를 찾아 고흥에 들어선 의미에 대해서는 “서울과 분당에서 오래 살았지만 (정들지 않은) 타향이더라”며 “고흥에 오면 마음이 편해지고 따뜻하며 먹거리들이 많아서 좋고, 겨울에는 이곳 집필실에서 지내게 될 것이다”고 전했다.

끝으로 국립문학관 유치 경쟁에 대해서도 자신의 생각은 좀 더 신중하게 접근했으면 좋겠다고 소회를 밝혔다.

한편, 고흥군은 이곳에 들어선 분청문화박물관과 함께 가족문학관을 연계시켜 새로운 테마관광지로 부상되길 기대하고 있다.

/아시아 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