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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월부터 광주지역 문화예술인들은 매달 한 번씩 모여 문화로 평화의 길을 만들어 나가자는 취지로 ‘창작 워크숍’을 열어왔다. 이 워크숍은 지난해 11월 출발한 ‘코리아-유라시아 로드 런’(이하 코·라시아)의 준비 과정의 하나로 열렸다.

코·라시아는 18t급 트럭을 타고 휴전선을 넘어 시베리아, 러시아 모스크바, 독일 베를린까지의 횡단길에 공연을 열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광주 공연을 시작으로 올해 전국 50개 도시를 돌며 횡단을 위한 예열을 한다. 밴드·작가·화가 등 뜻이 맞는 20여 명(팀)은 워크숍을 통해 영감을 나누고 이를 바탕으로 작품을 만들어냈다.

코·라시아는 최근 워크숍의 첫 번째 결과물인 음반을 내고 오는 26일 오후 8시 남구 사동 광주음악산업진흥센터 피크뮤직홀에서 쇼케이스를 갖는다.

앨범은 총 7곡으로 구성돼있다. 이번 앨범 제작에는 코·라시아에서 꾸준히 활동하고 있는 밴드 프롤로그(최성식·서민정·박동주), 우물안개구리, 기타리스트 박성언, 피아니스트 장혜란, 민중가수 김원중이 함께 했다.

앨범 첫 번째 곡인 ‘우리는 결코 뒤돌아 가지 않을 것이다’는 김원중씨가 작사·작곡한 노래로 4·27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을 지켜보면서 평화통일을 향한 지역 예술인의 염원을 담아 만들었다.

앨범 제작과정에서 연출을 맡은 박성언씨는 ‘코리아 유라시아 로드 런’을 만들어 아내인 장혜란씨와 직접 노래를 불렀다. 포크록 밴드 프롤로그의 리더 최성식씨는 직접 강원도를 답사하며 아시아 대륙 31개국을 연결하는 자동차도로망 ‘아시안 하이웨이’의 필요성을 음악으로 역설했다.

오영재 작가의 ‘다시는 헤어지지 맙시다’라는 시에는 우물안개구리가 음을 입혀 노래했다. 10여 년 전 북한을 떠나 남한에 정착한 오 시인은 ‘우리는 돌아갑니다 헤어질 때 형제들이여 /울지 맙시다 살아서 못 보는 영원한 이별 아니오’라며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시에 담았다. ‘연차 좀 씁시다’(우물안개구리), ‘한반도’(박성언), ‘나는 바이크 타고 시베리아에 간다’(김원중·한보리) 등 노래도 음반에 이름을 올렸다.

“코·라시아 앨범에 담긴 곡들은 워크숍에 참가한 모든 문화예술인들이 함께 만들었다고 보면 됩니다. 예를 들어 윤미경 동시작가가 평양말을 빌려 시를 써 오면 뮤지션들이 선율을 붙이는 방식으로 노래가 나오죠. 한반도 허리를 가르는 155마일(250㎞) 휴전선 철조망을 뚫고 북녘 땅을 밟아보자는 문화적 퍼포먼스의 첫 걸음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박성언)

지난해 6월 창립한 비영리단체 코·라시아 이계양 이사장은 “남북 경색 이후 처음으로 민간 문화예술계 차원에서 이뤄진 평화 염원 운동의 결과물”이라는 데 이번 음반 발매의 의의를 두고 있다.

“코·라시아는 광주 뮤지션들의 자발적 참여와 300여 시민들의 후원으로 진행됩니다. 정부 지원을 전혀 받지 않고 있죠. 음반을 통해 세상에 나온 음악들을 바탕으로 섬처럼 살아 온 한반도를 유라시아와 문화로 연결하고 자유로운 교류와 협력의 토대를 이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쇼케이스는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음반은 공연장과 코·라시아 홈페이지(korasiago.com) 등을 통해 구매할 수 있다.

문의 062-651-08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