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프린트하기

5.18 당시 발포 명령자가 누구였는지는 여태껏 밝혀지지 않았다.

그런데 진상규명의 단초가 될 수도 있는 여러 정황들이 최근 잇따라 드러나고 있다.

이번에는 당시 특전사령관이었던 정호용 씨가 집단발포 직전에 헬기를 타고 광주에 왔다는군 문서가 처음으로 확인됐다.

육군본부 작전교육참모부의 작전상황일지에 기록된 항공기 지원내역이다.

1980년 5월 21일, 기동용 헬기 UH-1H로 특전사령관 외 2 명이 오전 8시부터 10시 20분까지 헬기를 이용해 광주로 왔다고 기록돼 있다.

당시 특전사령관은 전두환,노태우와 함께 12.12 군사반란의 핵심인물인 정호용, 정 씨는 광주 현지 지휘관에게 계엄군을 배속시켜 자신에겐 지휘권이 전혀 없었고 집단발포 당일에도 광주에 없었다고 주장해왔다.

그런데 정씨가 집단발포 직전 광주에 있었음을 보여주는 단서가 군 문서로 처음 확인됐다.

정호용/ 당시 특전사령관 "광주에 간 적은 있어요. 여러번 갔어요. (사령부에) 참모들 있는데 가서 한 번 내다보고 돌아가는 이야기 좀 들어보고.."

광주에 주둔했던 최세창 3 공수여단장도 검찰 조사에서 집단발포 당일, 정호용씨와 광주에서 만났다고 진술했다.

이어, 정씨가 광주에 왔던 시간, 전교사에서 위협 사격이 결정된 회의가 있었다고도 진술한 바 있다.

이재의/ 5.18 연구자 "전교사 사무실에서 최세창, 최웅, 신우식 이런 공수여단장들하고 정호용 씨하고 같이 있었을 개연성이 아주 크다는 거죠. 발포명령과 직결되는 의미가 있는 거죠."

도청 앞 집단발포 직전, 전두환 씨가 수장으로 있던 보안사에서 보안요원 3명이 헬기로 광주에 왔다는 군 문서도 함께 주목할 만 하다.

헬기로 이동했다면 고위급이라는 건데 과연 누구였고, 왜 광주에 왔을까?

그가 전두환이었다는 의혹이 강하게 일고 있는 상황에서 조사가 시급해 보인다.

정확한 사실을 파악하기 위해 당시 헬기가 오갔던 광주전투비행장에 주둔한 미공군 전투비행대대장에게 연락을 취했지만, 그는 "광주에 대해 무엇도 말하고 싶지 않다"며 취재를 거부했다.

/광주M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