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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 넘치는 ‘각설탕’

말(馬)은 당근을 좋아한다는 것으로만 알고 있었던 필자는, 새삼 각설탕도 잘 먹는 동물인지를 영화 ‘각설탕’을 보고서야 알게 되었다.

이 영화의 제목이며 말이 매우 좋아하는 ‘각설탕’은 여주인공이 어릴 적부터 성장해서 경마장 기수가 되어서 까지 좋아하는 애마 ‘천둥이’의 사이를 다리 놔주고있는 매개체이다.

엊그제 개봉된 이 영화는 벌써 각 매스컴을 통해 감동의 물결이 넘쳐 화제로 떠오르고있어 ‘각설탕’의 향방도 ‘한반도’나 ‘괴물’에 이어 나름대로 탄탄대로를 걷게 될 것임을 암시해 주고 있다.

사람과 말(馬)의 우정을 소재로 만든 이 영화는 좀처럼 우리 영화에서는 보기가 힘든 소재이었기에 더욱 주목받고 있다. 말과의 우정(友情), 우정이라는 표현이 좀 어색하지만

친동생으로 생각하며 애마 천둥이와 여주인공과 나눈 각별한 정(情)은 어려서부터 여주인공을 엄마없이 키운 홀 아버지마저도 그 누구도 때어놓지 못하고 망아지 천둥이와 헤어졌다가도 몇 년이 흐른 후 성장하여 다시 만날 수밖에 없는, 하늘이 맺어준 인연처럼 여주인공과의 끈끈한 매듭은 감동으로 넘쳐 스크린을 달구어 주고 있다.

종영 후 스크린을 향해 뜨거운 박수도 보내고 싶을 정도로 내 마음 한 구석에는 애석함, 황망함, 허전함도 남아있어 무더운 여름 이열치열(以熱治熱)이라 하듯 우리의 메마른 감정을 달구어 더위를 이겨내야 할 필요가 있다.

이토록 가슴 시린 애틋한 감동이 담긴 말과의 우정을 그린 영화는 반드시 성공할 수밖에 없다.

영화 속에는 볼거리도 있는데 첫 번째로 손꼽을 만한 풍광으로는 뭐니 뭐니해도 경마장에서의 질주다. 달리는 힘찬 말들의 모습에서 삶의 긍정적인 모습과 경마장 객석의 이런 저런 모습들에서 사회의 이면들도 보여주고 있다.

두 번째 볼거리는 제주도의 드넓은 목장의 풍광이다. 시원하게 트인 제주도 바다 배경에 넓게 펼쳐진 목장에서 말을 타고 달리는 여주인공의 모습을 목장 옆으로 곧게 뻗은 도로위로 달리는 자동차에서 팔로(Fallow)하는 장면이 있다.

이국적인 모습으로까지 보인 이 장면은 누구나 와! 하며 탄성을 지를 것이다.

우리 영화가 잘될 징조가 보인다.

‘새드무비’(2005년) 가 그렇고 ‘내생에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이 그렇듯이 다양한 소재와 짧은 에피소드로 이루어진 옴니버스 형식의 영화에도 관객이 찾아가고 과거 히트한 영화들의 명장면을 그대로 페러디 한 ‘재미있는 영화’(2002년)도 즐겨하며

국제영화제 등에서 그랑프리를 차지한 예술성 짙은 아트영화들에도 극장을 찾아가는 다양한 손님들로 인해 우리 극장가는 맑음이다.

동물을 사랑하는 우리 국민들의 수준을 가늠케 한 ‘각설탕’ 이 영화 한편이 한국인들 정서의 표본이 되었으면 한다. 이처럼 정이 많은 우리 국민성은 하늘에서나 찾아 볼 수 있는 선인의 정신이요, 천국 그 자체이다.

다양한 장르의 영화들에 관심을 보인다는 것은 그만큼 관객들의 눈높이가 올라가 있다는

즉 우리 영화는 건강하다는 결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