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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임기를 마치는 코피 아난 유엔사무총장의 뒤를 이을 새 유엔수장 감으로 국제 언론은 반기문 외교통상부장관에게 가장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이달 하순에만도 미국과 호주의 두 신문이 저명 칼럼니스트들의 글을 통해 반 장관을 최적임 후보로 꼽았다.

미국 원로언론인으로 명문 UCLA 교수인 톰 플레이트는 “유엔수장으로 최선의 선택은 한국의 반기문” 제목으로 22일자 시애틀타임스에 실린 기고를 통해 대륙윤번제 관례대로라면 차기 유엔사무총장은 아시아에서 나와야 하며 여러 후보들 중 반 장관이 가장 적합한 자질을 갖추고 있다고 격찬했다.

확고한 유엔개혁의지 등 세계최고 외교관 자격 충분

플레이트는 반 장관이 맡은 일을 제때 처리하고 빈틈없고 공정하며 여러 외국어에 능통하고 미국, 중국을 비롯한 주요국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 등 지구촌 동료외교관들의 호감을 사고 있는 점을 장점으로 들었다. 반면 그에겐 아난 같은 카리스마 부재, 한반도사태 불안, 한국의 시장개방 미흡 등 불리한 측면도 있다고 지적됐다.

그럼에도 반기문 후보는 “글로벌 최고외교관”으로서의 본분을 옳게 인식하고 유엔사무국의 총체적 개혁필요성을 비외교적일 정도로 강력히 역설하는 등 “낙관과 야심을 겸비”한 재목이라고 최근 로스앤젤레스에서 그를 인터뷰한 플레이트는 평가했다.

반 장관이 최근 유엔안보리 15개 회원국 대표들을 대상으로 실시된 1차 예비투표에서 1위를 차지했고 그에 대해 심각한 반대가 제기되지 않는 것은 우연이 아니므로 국제사회가 그를 총장에 올리는 것이 현명할 것이라는 제언이다. 그 동안 막판까지 나서지 않다가 최후 순간 등장하는 다크호스가 총장을 따내는 경향이 있었으나 그 같은 시나리오는 이번만은 빗나갈지 모른다는 희망적 관측이다.

톰 플레이트는 유엔총장이 ‘기피직책’이지만 누군가는 맡아야 할 자리라고 지적한다. 그 직책은 항상 트집 잡는 미 의회는 제쳐놓고서라도 유엔회원국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되며 절실히 필요한 운영·효율면의 개혁이 공고히 자리 잡을 때까지 유엔 내 “권력회랑 내부세력과의 불화도 불사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플레이트는 강조했다.

호주신문도 “한국적 치밀성 갖춘 최고의 후보” 격찬

공교롭게 이틀 전 호주 데일리 텔레그래프(8월20일)도 그레그 셰리단 논평을 통해 지금까지 출마를 선언한 한국, 인도, 스리랑카, 태국 등 4개국 후보 가운데 “최선의 아시아 후보는 한국의 반기문 외교장관”이라고 강조했다. 이 신문은 반 장관을 “매우 명석하고 빈틈없는 인물”로 찬양하고 매력적인 직업외교관인 그에게 코피 아난 같은 카리스마가 없다는 것은 오히려 유엔을 위해 강점이 될 수 있다고 논평했다.

더 나아가 그는 “한국적인 치밀성과 반미-친제3세계 성향에 치우치지 않는 그의 입장은 엄청난 플러스요인”이라고 했다. 셰리단은 반 장관이 호주와도 매우 좋은 친분을 쌓아 온 점을 들어 호주는 그를 지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