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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이 23일 오후 청와대에서 신용불량자 대책회의를 주재, 생계형 금융채무불이행자(이하 신불자)에 대한 신용회복지원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

영세 자영업자 등 생계형 신용불량자에 대해 원금상환이 일정기간 유예되며, 유예기간이 끝난 후 최장 8년에서 10년까지 원금을 분할해 갚을 수 있게 된다. 약정기간 내에 원금을 다 갚으면 이자는 면제된다.

특히 국민 기초생활보장수급자(이하 기초수급자)인 신용불량자의 경우 채무재조정에 들어가면 이자는 전액 감면되고 원금상환이 유예되며, 기초수급자를 벗어난 후 최장 10년간 분할해 갚을 수 있다.

한덕수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23일 오후 청와대에서 이 같은 내용을 중심으로 한 '생계형 신불자에 대한 신용회복지원방안'을 노무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이번 신용회복지원방안은 영세자영업자나 기초생활보호대상자, 청년층 등 생계형 신용불량자들이 자립 또는 재기의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하는 지원제도로 마련된 것이다.

이날 보고한 신용회복지원방안에 따르면 생계형 신용불량자 대상을 ▶영세자영업자 ▶기초생활보호대상자 ▶청년층 등 세 분야로 나눠 이들이 자립할 수 있을 때까지 각종 채무조정으로 지원키로 했다. 대상 인원은 영세자영업자 15만3천 여명, 기초생활보호대상자 15만5천여명, 청년층 7만 명에서 10만 명 등이다.

정부는 우선 신용불량자 가운데 연간 매출액이 4800만원 미만인 간이과세 대상 영세자영업자 15만3천여명에 대해서는 원금상환을 최장 1년간 유예해 주고, 유예기간 이후 최장 8년간 원금을 분할 상환토록 했다. 유예기간 중에도 연 5% 수준의 최소한의 이자를 납부하되, 원금을 약정기간 내에 갚을 경우 연체이자와 상환기간 중 발생한 이자에 대해서는 면제해 줄 방침이다.

영세자영업자가 신용회복위원회를 방문해 채무재조정을 신청할 경우 최초 6개월간 원금상환이 유예되고 원할 경우 심사를 거쳐 한번 더 유예를 받을 수 있다.

재경부는 특히 영세자영업자는 소득흐름이 불안정해 채무재조정만으로는 경제적으로 회생하는 데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 채무재조정 지원과 함께 각 은행별 지원방안을 다양하게 강구해 실질적인 신용회복이 될 수 있게 할 방침이다.

기초생활보장수급 신불자 15만5천여명에 대해서는 부실채권을 한국자산관리공사가 매입해 채무재조정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경우 기초수급자인 신용불량자는 금융기관으로부터 채무독촉을 받지 않게 되고 기초수급자 위치에서 벗어날 때까지 빚 상환이 유예된다.

또 기초수급 신용불량자의 채무재조정을 위한 부실채권 매각을 금융기관이 거부하는 경우에는 신용회복위원회에서 '기초수급자 지원 협약'을 마련해 특별 지원토록 할 계획이다. 이 경우 상환유예 없이 최장 10년간 분할상환, 이자 면제 조치를 받는다.

정부는 또 기초수급자중 신용불량자는 아니지만 금융채무가 있는 경우에도 신용회복위원회에서 채무재조정을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 신불자 양산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아울러 부모가 자신의 명의로 신용카드를 발급 받아 연체하는 등 가정사정으로 빚을 떠 안게 된 청년층 신불자 등에 대해서는 취업 등을 통해 정상적인 경제생활이 가능할 때까지 최장 2년간 빚 상환을 유예해 줄 방침이다.

이들에 대해서는 취업 등으로 상환능력이 확보될 때까지 최장 8년에 걸쳐 원금을 상환토록 하고 연체이자 및 향후 발생이자에 대해서는 원금을 약정대로 갚을 경우 면제해 주기로 했다.

지원대상자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학자금 대출 연체자 ▶군복무자 ▶신용불량자 등록 당시 미성년자 ▶부모에 대한 보증채무를 부담하고 있는 자 등이다.

한편 신용회복위원회와 한국자산관리공사는 생계형 신불자 대책과 관련해 상호 협조를 통해 원스톱 상담체제를 구축하고 대상채무자들의 불편이 없도록 해 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신용회복위원회(02-6337-2000)와 KAMCO(1588-3570)는 각각 콜센터를 오늘(24일)부터 운영키로 했다.

재경부는 이번 생계형 신용불량자 대책과 별도로 현재 금융권에서 자체적으로 다중 신불자를 대상으로 공동 추심 프로그램을 마련해 내달 중 가동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들에 대해서는 신용회복위원회 또는 배드뱅크 지원 방식, 공동추심 등 여러 방식을 활용해 신용회복을 지원해 나갈 예정이다.

재경부 임영록 금융정책국장은 “그동안 신용불량자 지원대책은 '원금 탕감은 없다‘는 기본 원칙을 지킴으로써 채무자들의 도덕적 해이를 방지해 왔다”며 “이번 생계형 신용불량자에 대한 지원대책도 이런 기본원칙을 준수했으며, 신용불량자 문제를 마무리하는 마지막 대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