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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서 후쿠오카(福岡), 시모노세키(下關)로 가는 배를 타면 바로 대마도(對馬島)가 나온다. 우리나라에서 가까운 대마도가 한국땅이 아니고, 일본땅이 되었는가에 대해서 이상한 생각이 든다.

대마도는 세종대왕께서 이종무장군을 시켜 정벌하였다. 우리가 영유권을 포기한 사실이 없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독도를 일본땅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한국을 침략하겠다는 생각과 같다. 며칠 간 독도문제로 떠들썩하여, 한국과 일본의 각 방송을 보았다.

우리나라 방송은 매 시간마다 20여분간 독도 문제에 대해 일본의 망동(妄動)에 성토하는 장면이 나왔으나, 일본 방송은 이상하리만큼 조용하다. 일본은 조용한데, 우리는 왜 전국이 들끓고 있는가. 우리는 지금 얻어맞고 있으면서 분통만 터뜨리고 있다.

우리가 지나치게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러한 일이 벌어진 모양이다. 우리는 독도에 대해서 이제까지 일반인에게 관광을 못하게 한 것은 일본이 자기 땅이라고 주장할 권한이 있음을 암묵적으로 암시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독도를 지키기 위해 20대 중반의 울릉도 청년들 40여명이 물도 나오지 않는 망망대해 자비를 털어 무기와 식량을 구입해, 장장 3년 8개월 동안 전함과 항공기로 중무장한 일본과 목숨을 건 치열한 전쟁을 치렀다고 한다.

그러나 민간인들이 절해고도에서 외로이 일본 군함들과 항공기의 독도침공을 치열한 전투 끝에 물리친 1954년 11월 21일의 '독도대첩(獨島大捷)''에 대해선 그 실체조차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다고 하니 슬픈 일이다.

일본이 역사 교과서를 자꾸 잘못 만들수록 우리도 역사교육을 강화해야 하는데, 역사교육을 등한시하고 역사 시간도 많이 줄였다. 교과서 왜곡문제에 대해서는 역사적 피해를 입은 중국과 연대해 동북아시아에서 일본의 입지를 고립시켜 이런 행동을 함부로 못하도록 해야 한다.

중국에 있는 남경 대학살기념관, 심양 9·18기념관, 무순 전범관리소, 하얼빈 731부대에 가면 일본의 만행에 대해 낱낱이 밝히고 있다. 우리가 어렸을 때, 일본사람을 일본놈이라 많이 불렀지만, 지금은 거의 일본사람이라 부르고 있다. 그러나 중국에 살고 있는 중국사람이나 교포들은 아직도 일본사람을 일본놈이라 부른다.

우리가 그렇게 부르지 말라고 해도 순간적으로 '일본놈'이라 튀어나오는 것을 보면 60년이 지나간 지금까지도 중국은 일본에 대해 앙금이 풀리지 않고 있다. 그동안 한국과 일본은 많은 우호관계가 이루어졌으며, 일본에는 사상 최대의 한류(韓流) 바람이 불어 상당히 가까워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어렵게 쌓아올린 40년간의 우호가 물거품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평지풍파를 일으킨 것은 일본이기 때문에 일본 정부의 대책은 그 같은 인식의 바탕 위에서 수립돼야 한다. 구체적으로 일본 정부는 이제 독도 영유권 주장을 접어야 한다. 역사적으로는 물론 현실적으로나 실효적으로 독도를 지배하고 있는 것은 한국이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가 주장한다고 해서 영유권을 포기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한국 사람은 아무도 없다.

아울러 서울에서 '독도는 일본 영토'라고 주장한 다카노 대사를 경질해야 한다. 외국 주재 대사로서 본국 정부의 입장을 따를 수밖에 없지 않느냐는 지적도 있지만, 주재국에 대한 그의 비외교적인 언사로 인해 한일관계가 난국이 초래된 것은 사실이다. 한일 친선관계는 일본이 독도 침탈야욕을 버릴 때만이 가능하다.

시마네현 의회의 '다케시마(竹島)의 날' 을 통과시켰으니, 우리 마산시에서 '대마도의 날' 을 선포하려고 한다. 앞으로 독도를 일본영토라고 주장하면, 방어적이고, 소극적인 자세보다는 공격적이고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대등하고, 원만한 한일관계가 이루어질 것이다.

글= 강원구 객원 수석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