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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계엄 선포의 정점,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구속기소 되면서 비상계엄 수사는 사실상 9부 능선을 넘었습니다. 이제 본격적인 법원의 시간이 시작된 겁니다.

하지만 검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경찰엔 모두 남은 비상계엄 수사들이 있습니다. 앞으로 남은 비상계엄 수사는 윤석열 대통령,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김성훈 대통령경호처 차장, 이 세 명을 주목하면 됩니다.

■ 아직 남아 있는 윤 대통령 직권 남용 혐의 수사...어떻게?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는 윤 대통령을 기소하면서 내란 우두머리 혐의만 적용했습니다. 앞서 공수처가 검찰에 사건을 송부하면서는 내란 우두머리에 더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가 있었지만 직권남용 부분은 빠진 겁니다. 이에 대해 검찰은 "범죄사실 중 현직 대통령의 불소추특권 범위에 해당하지 않는 내란 우두머리 혐의에 대해서만 구속기소 했다"고 밝혔습니다. 검찰 관계자는 이후 이 부분에 대해 부연 설명을 하면서 "나머지 부분은 수사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검찰 설명처럼 현직 대통령은 헌법에 따라 내란,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형사상 소추를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검찰이 나머지 부분에 대한 수사를 이어가겠다고 밝힌 건 윤 대통령이 직에서 내려올 경우 직권남용 등 다른 혐의에 대해 추가 기소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물론 이건 헌법재판소가 윤 대통령 파면을 결정하는 경우에 한정된 이야기입니다.

검찰은 "경찰 송치 사건에 대해서는 제한 없이 수사할 수 있다"며 수사의지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앞서 경찰은 24일 윤석열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반란 우두머리,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국회법위반 등의 혐의 사건을 검찰에 넘겼습니다. 이미 기소가 이루어진 내란 우두머리 혐의 외에도 경찰이 검찰에 넘긴 사건이 있다는 의미입니다. 경찰이 공수처로 윤 대통령 사건을 넘긴 뒤에 추가로 접수된 고발 건 등이라고 경찰 관계자는 설명했습니다.

■ '언론사 단전·단수' 의혹...공수처, '이상민 전 장관' 수사 계속

윤 대통령을 검찰에 넘긴 공수처 수사의 남은 핵심 인물은 이상민 전 장관입니다. 이 전 장관은 내란에 동조한 혐의, 직권남용 혐의를 받습니다. 공수처는 먼저, 직접 수사권이 있는 직권남용 부분부터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내란 관련 혐의까지 들여다볼 계획입니다.

이상민 전 장관 직권남용 혐의의 중심엔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가 있습니다. 계엄 당시 소방 당국에 일부 방송사와 신문사의 전기, 수도를 끊는 데 협조하라고 지시했다는 의혹이 불거졌기 때문입니다. 허석곤 소방청장은 1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출석해 이 전 장관으로부터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를 받았느냐는 질의에 "몇 언론사에 대해 경찰청 쪽에서 요청이 있으면 협조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라고 답했습니다.

공수처는 이와 관련해 14일 허석곤 소방청장, 16일 황기석 서울소방재난본부장, 17일 이영팔 소방청 차장을 차례로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습니다. 이 전 장관에 대해서는 연휴가 지나고 곧 소환 통보를 할 것으로 보입니다.

공수처는 이 전 장관이 비상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에 참석해 내란에 동조했는지도 조사할 계획인데, 앞서 경찰이 이 전 장관을 조사한 내용을 이첩받아 초기 진술을 확보한 상태인 걸로 알려졌습니다.

■ 경찰의 대통령 경호처 수사도 아직 '진행중'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은 대통령경호처를 집중 조사하고 있습니다.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를 시도했을 때, 이를 막아선 경호처 간부들을 차례로 불러 조사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 핵심 인물은 경호처 내에서도 '강경파'로 꼽히는 김성훈 차장과 이광우 경호본부장입니다.

경찰은 특히, 다른 경호처 관계자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총기 사용 검토를 지시하고 이에 김성훈 차장이 알겠다고 대답했다는 내용의 진술을 확보했습니다. 또, 이광우 본부장이 기관총을 옮겨 배치한 정황도 포착해 수사하고 있습니다. 두 사람이 경호처 직원들을 상대로 보복을 이어갈 우려가 있다는 점에도 주목하는 걸로 전해졌습니다.

경찰은 김 차장이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것 외에도 경호처가 관리하는 비화폰 서버의 기록을 삭제하라는 지시를 했다는 진술도 확보했습니다. 비상계엄과 관련해 증거를 인멸하려는 우려가 있다는 정황입니다.

김 차장과 이 본부장은 경호 임무를 수행한 것뿐이라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습니다. 비화폰 기록 역시 원래 자동 삭제된다며 삭제 지시를 한 적 없다는 입장입니다. 김 차장은 특히 윤 대통령 2차 체포영장 집행을 앞두고 '울면서 총을 들고 나가겠다고 했다'는 의혹에 대해 "오열한 건 사실이나 해당 발언을 한 적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은 김 차장과 이 본부장을 상대로 24일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앞서 검찰은 김 차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한 차례 불청구 결정했는데, 경찰은 보강 수사를 통해 영장을 재신청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엔 검찰이 영장을 청구할지가 주목됩니다.

한편, 검찰은 계엄 당시 '체포조' 관련 의혹도 수사하고 있습니다. 정치인 등 주요 인사를 체포하기 위해 군과 경찰이 움직였단 의혹을 들여다보는 겁니다. 검찰은 23일, 24일 국방부 조사본부를 압수수색했고, 우종수 국가수사본부장 등 국수본 간부들에 대해서도 조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군 관계자들은 체포조 운영 사실을 어느 정도 시인하고, 이를 경찰에도 알렸다고 주장하는 반면 국수본은 정치인 체포는 몰랐다는 입장이어서 수사의 결론이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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