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프린트하기

비상계엄 사태 이후로 골목 상권이 침체기를 맞고 있다.

전남 지자체 들은 앞다투어 “좁은 숨통이라도 틔워보자” '며 민생 회복 지원금'을 나눠주고 있는 가운데, 지자체 사정에 따라 지급하고, 안 하고 제각각이다 보니, 여기저기에서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5년 전만 해도 골목이 사람들로 붐볐던 화순 읍내 시장은 요사이 코로나 타격에서 벗어나는가 싶었는데, 비상계엄 여파로 다시 꽁꽁 얼어붙어 있어 화순군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곳곳에 널린 ‘임대’ 라는 표시판은 남의 일이 아닌 우리 점포도 해당되지 않을까 소상공인들은 모두 두려움에 떨고 있다.

급한 불을 끄기 위해 일부 지자체들이 현금성 지원 카드를 꺼내기 시작하면서 소득과 상관없이 모든 주민들에게 1명 당 수십 만원의 '민생회복지원금'을 지급하는 있는 것이다.

지역 사랑 상품권으로 유통돼, 골목 상권에 활기를 불어넣어 준다는 것이다.

전남에서 민생회복 지원금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지자체는 모두 10개 시군이다.

지원금은 10만 원 부터 100만 원까지 규모도 지자체 별로 가지각색의 형태다.

나주는 투입된 전체 예산 117억 원 중 67억 원이 한 달 만에 쓰여 소비 효과를 톡톡히 봤다는 결과를 발표하고 있지만 각 지자체 마다 재정 사정이 다르다 보니 지급하지 못하는 곳들도 많다.

지자체가 국가에게 손을 벌리지 않고 돈을 얼마나 스스로 마련하는지를 나타내는 '재정 자립도'를 보면 산업단지가 있는 여수와 광양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10%를 웃돌거나 한자리 수에 그치는 곳이 많다.

일부는 부서 운영비, 업무 추진비까지 줄여가면서, 민생 회복 지원금에 대한 예산을 마련하고 있는 곳도 있다.

'지역 소비 심리 회복을 위해 적극적인 재정 지원이 필요하지만 '가뜩이나 열악한 지자체 의 재정 부담만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민생 회복 지원금'을 둘러싼 지자체의 고심만 깊어지고 있다.

특히 전남의 재정자립도는 7% 정도인데 민생지원금이 가능한가 의심 스럽다.

전남에서는 10개 지자체가 지원금을 주는 가운데 주민들은 환영하지만 기초자치단체의 열악한 재정 여건을 봤을 때 무리라는 우려의 시선도 나오고 있다.

전남 22개 시군 가운데 민생회복지원금을 지급한 곳도 10곳이나 된다.

문제는 시.군 예산이다.

지자체들은 직원 복지 예산 등 행정 경비 절감과 신규사업 예산 조정을 통해 재원을 마련했다고 밝히고 있지만 전남 대부분의 시군은 재정자립도가 한자릿 수에 불과할 정도로 재정 상황이 열악한 상태로서 가뜩이나 올해 지방교부세와 보조금도 줄어 무리한 재정 집행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또 기대만큼 효과가 크지 않다는 회의론도 적지 않다.

전남 전체 민생회복지원금 규모는 1천5백억 원이 넘는다.

그만큼 다른 사업 예산이 축소되거나 후순위로 밀릴 수 밖에 없고, 이런 패턴이 누적되면 자치단체 재정은 더 나빠질 수 있어 자체 예산 규모에 맞게 민생지원금 지급에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화순군도 우선 먹기는 곳감이 좋다고 의원들은 주장하지만 먼저 먹은 곶감 보다는 앞날의 차원을 봐야 한다는 눈치를 보이고 있지만, “우선 먹는 것 보다는 심중한 검토를 해 봐야 한다”는 지적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최재승[파인뉴스 대표.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