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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대통령은 자신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형사재판에 출석해 82분간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특히 윤 전 대통령은 '국회의원 끌어내라' 지시 여부와 관련해 탄핵 심판과정에서 했던 주장을 되풀이했다.

조성현 수도방위사령부 제1경비단장과 김형기 특수전사령부 제1특전대대장은 지난 14일 첫 증인으로 출석해 "(계엄 사태 당시) 의원을 끌어내란 지시를 받았다"는 취지로 증언해 윤 전 대통령 진술을 정면 반박했다. 이들은 '국회의원을 끌어내라'는 지시가 하달됐다고 일관되게 증언했다.

조 단장은 '(2024년 12월 4일) 0시 31분부터 1시 사이 이진우 전 수방사령관으로부터 본청 내부에 진입해 의원들을 외부로 끌어내란 지시를 받은 게 맞느냐'는 질문에 "네"라고 답했다.

조 단장은 "사령관이 저한테 그런 임무를 줬고 '일단 알겠다'고 답변한 뒤 사령관에게 다시 전화해 '이 역할에 대해 저희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제한되고 특전사령관과 소통하라'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또 '이 전 사령관으로부터 특전사가 의원을 데리고 나온다는 표현을 들었다는 취지의 증언은 사실이냐'는 질문에도 사실이라고 답했다.

두 번째 증인으로 출석한 김형기 특수전사령부 1특전대대장 역시 '이상현 특전사 1공수여단장으로부터 담을 넘어 의원들을 끌어내란 지시를 받은 걸로 보인다'는 검사 질문에 "그렇다"며 윤 전 대통령 앞에서 재확인했다.

특히 "이 단장이 '대통령님이 문을 부숴서라도 끄집어내 오래'라고 했느냐"라는 질문에도 "네"라고 답했다. 김 대대장은 "여단장이 '담을 넘어라', '본청 가서 의원을 끌어내라'고 지시했다"면서 "제가 전화를 끊고 '국회의사당 주인은 의원인데 무슨 소리냐?'고 하는 걸 부하들이 들었다"고 했다.

그러나 김 대대장은 "(해당 지시가) 정당한 지시인지 옳은 판단을 할 수 없었다"면서 "(부하들에게) 임무를 주면, 의원들을 끌어냈을 거 같다. 정확한 상황을 파악할 수 없어 임무를 주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본청으로 갈 때는 담 넘으면서 너무 많이 맞았고, 병력들이 담 넘으면서 많이 흥분한 상태였다"면서 "이유도 없이 두들겨 맞기 시작하니까 젊은 친구들이 혈기왕성한데 눈동자가 돌아가는 게 보였다"고 했다. 그러나 김 대대장은 '물러서라' '때리지 마라'는 지시를 내렸고, 병력들이 이를 잘 이행해 병력을 지킬 수 있었다고 했다.

윤 전 대통령은 조 단장에 대한 검찰 측 증인신문 도중 끼어들어 재판 첫 증인 채택 순서에 대해 문제제기를 했다. 윤 전 대통령은 "헌재에서 이미 다 신문한 사람을, 기자들도 와 있는데 자기들 유리하게 오늘 굳이 장관을 대신해 나오게 한 건 증인신문에 있어서 다분히 정치적 의도가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반발하기도 했다.

윤 전 대통령은 증인신문을 마친 뒤에도 "특전사령관, 수방사령관과 대통령과의 커뮤니케이션이 어떻게 됐는지 확인되고 나서 자기들(사령관)이 알아서 한 건지, 대통령 지시로 한 건지, 이렇게 (재판을 진행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전 대통령은 검찰을 향해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과정과 내란몰이에 겁을 먹은 사람들이 수사기관 유도에 따라 진술한 부분들이 검증 없이 (공소장에) 반영돼 있다"며 군 관계자의 진술 신빙성을 따졌지만 증인들은 헌재에서의 기존 진술을 고수하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은 앞선 헌재 탄핵심판 과정에서 자신이 국회의원을 끌어내라는 지시를 한 적이 없다고 주장해 왔다.

형사재판에서 '정치인 체포조 운영'과 '국회의원 끌어내라' 지시 여부는 내란죄 구성요건인 '국헌문란의 목적'을 입증하기 위한 핵심 쟁점이다. 형법제87조에 규정된 내란죄는 국가권력을 배제하거나 국헌을 문란하게 할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킨 자 가운데 우두머리는 사형, 무기징역 또는 무기금고에 처한다고 돼 있다.

검찰은 비상계엄 당일 밤 국회 현장에 투입된 김형기 특전사 1특전대대장과 이상현 특전사 1공수 여단장과의 통화 내용이 담긴 녹음 파일 33개를 지난해 12월 확보했다.

녹음파일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4일 오전 0시 30분 이상현 여단장은 부관인 안효영 작전참모의 휴대전화로 김 대대장과 통화했다. 이 여단장이 "담 너머로 국회 본관으로 들어가라"고 한 뒤 "본관으로 들어가서 의원들 다 끄집어내라"고 지시했다. 9분 뒤 이어진 통화에서 이 여단장은 "지금 의원들이 문 걸어 잠그고 의결하려고 하고 있다"면서 "문짝 부숴서라도 다 끄집어내"라고 재차 종용했다.

계엄 해제 결의가 임박했던 오전 1시에 다시 이뤄진 통화에서는 김 대대장이 "후문으로 문 부수고 들어왔다"며 "내부 안쪽 두 번째 문을 돌파 못했고, 소화기로 격렬히 저항하고 있다"고 하자 이 여단장은 "대통령님이 문 부숴서라도 끄집어내 오래"라고 했다. 또 "전기를 끊을 수 없냐 전기"라며 단전 방법을 제기하기도 했다.

한편 오는 21일 2차 공판에서는 조 단장과 김 대대장에 대한 윤 전 대통령 측 반대신문이 진행될 예정이다.

출처/조세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