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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 방영된 한 공익광고가 있다.

당시에는 무척이나 낯설게 느껴졌을지 몰라도, 지금 보면 마치 현재의 모습을 내다본 듯

우리 현실과 놀라울 만큼 닮았다.

"엄마"

아이의 부름에 엄마는 늘 바쁘게 움직인다.

국·영·수 학원과 피아노, 컴퓨터 수업까지 엄마가 정해둔 일정표대로 아이의 하루는 빠듯하게 흘러간다.

아침에 일어나서 혼자서 등교하거나, 스스로 어떤 일을 결정하는 건 아이에게 낯선 경험이다.

늘 곁에서 부모가 챙겨주는 손길에 익숙해지면서, '결국 공부만 잘하면 된다'라는 말도 의심 없이 받아들이게 된다.

부모는 아이를 지켜주려 애쓰지만, 그럴수록 아이는 세상과 부딪히며 스스로 배우고 성장할 기회를 잃어간다.

그렇게 자란 아이는 어느덧 어른이 되어 세상 속에서 자신만의 자리를 찾아야 한다.

하지만 회사 생활은 금세 지치고, 사람들과의 관계도 좀처럼 편하지 않다.

혼자 결정하고, 책임을 짊어지는 일이 여전히 부담스럽고 어색하게 느껴진다.

어느 날 회사에서 퇴근하고 집으로 돌아와 어린 시절처럼 엄마를 불러 보았지만, 그 목소리는 허공만 맴돌 뿐 돌아오는 대답은 없다.

아이의 하루를 대신 계획해 주는 손길도, 함께 걸어주던 발걸음도 더 이상 곁에 없다.

이제 아이는 스스로 걸어야 할 시간이다.

자녀의 성장은 때로 혼자 걸어가는 용기에서 시작된다.

스스로 부딪히고 배우는 과정을 통해서 성장의 밑거름이 되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