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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벤처업계가 10년 만에 연매출 100조원 시대를 열었다.

벤처기업협회는 19일 '벤처 100조 시대 개막'을 기념해 서울 삼성동 코엑스 인도양홀에서 '벤처코리아2006' 행사를 개최했다.

조현정 벤처기업협회 회장은 "국내 벤처산업의 역사가 10년을 맞은 올해 벤처업계의 연매출액이 처음으로 100조원을 돌파했다"면서 "100조원은 삼성전자 총매출액의 2배에 달하는 액수로 지난해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한 벤처기업만도 80여 개에 달한다"고 말했다. 국내 대표적 벤처기업인 (주)휴맥스의 경우 연간 매출이 5,000억원을 넘어섰다.

외환위기 극복에 기폭제 역할을 톡톡히 했던 벤처산업은 2000년 이후 조정기를 거쳐 최근 재도약의 기틀을 마련했다. 7400여 개까지 떨어졌던 벤처기업수는 올해 9월 1만2000개를 돌파했고 무엇보다 벤처생태계가 건전하게 조성된 점이 고무적이다.

벤처업계의 해외수출도 지난해 이미 100억달러를 넘어섰다. 이는 중소기업 가운데 벤처기업의 비율은 0.3%이나 수출비율은 11.2%를 차지하는 것으로 벤처산업이 한국경제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한 것을 의미한다.

이번 행사는 벤처특별법 제정 10년을 맞아 '씨앗뿌린 10년과 비상의 10년'이라는 주제로 열려, 총 66개의 최종 수상기업 및 유공자에 대한 시상을 진행했다. 이날 '벤처기업대상 시상식'에서 최고의 영예인 은탑산업훈장은 반도체 제조용 소재를 생산하는 (주)네패스(대표이사 이병구)에 수여됐다.

관대한 사회가 벤처를 발전시킨다

이날 행사에서는 '기업가정신(Entrepreneurship)'과 벤처 분야 연구의 권위자인 칼 베스퍼 미국 워싱턴대 교수가 '선진국의 이상적인 벤처기업 생태계'란 주제로 강연했다.

베스퍼 교수는 "새로운 회사를 창조하는 일이 기업가의 미션이고, 건강한 벤처 생태계는 새로운 기업 창출을 고양시킨다"면서 "벤처생태계는 기업정신에 대해 '예스'라고 말하는 정치, 경제, 심리적인 면을 망라하는 사회 전반적(society-wide) 환경"이라고 정의했다.

베스퍼 교수는 산업에 대한 정부 규제, 대기업에서 일하는 것을 보다 명예롭게 여기는 문화, 실패를 부끄러워하는 인식 등을 벤처 생태계 환경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꼽았다.

반면 미국에는 이러한 문화적 장애가 훨씬 적으며 따라서 더 많은 다양한 종류의 신사업을 창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비교적 관대한 파산법이 있는 법률시스템과 진실되고 의도가 좋고 지적이지만 위험 부담이 있는 사업시도의 실패에 대해 보다 관대해진 사회 시스템이 연결돼 있는 것이 미국 벤처 생태계의 제도적 특징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유럽 국가들과 비교했을 때 미국에는 정부 규제가 별로 없고, 다른 사람들 보다 두드러지고 앞서가는 사람들을 칭송하고, 실패했더라도 근면한 노력을 존경하며, 중견 대기업에서 근무하는 사람과 자기 사업을 시작하는 사람 모두에게 박수를 쳐준다고 지적했다.

베스퍼 교수는 이같은 환경 덕분에 미국인들이 창설한 새로운 벤처가 증가했을 뿐아니라 한국을 비롯한 이주민들에 의한 새 벤처기업 수도 증가했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인의 경우, 이민 온 25%의 남성과 20%의 여성이 개인벤처를 시작했다. 이는 한국에 사는 한국인보다 높은 벤처 창업률이다.

베스퍼 교수는 "미국에 있는 한국인 사업가들이 왜 한국에 남아서 사업을 하지 않았는가?는 질문에 많은 사람들이 미국의 벤처생태계가 다르기 때문이라고 대답할 것"이라며 "미국의 벤처생태계가 어떻게 다른지 알아보는 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