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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의 시작을 알리는 입동은 역시 달랐다. 최전선은 초겨울의 문턱을 넘어 그야말로 한겨울을 방불케 했다. 6일부터 뚝 떨어진 수은주는 7일 오전 전방 곳곳에서 영하 10~15까지 내려 앉았다. 체감온도로는 무려 영하 25도까지 떨어졌다.

7일 오전 갑자기 한겨울 추위와 맞서게 된 동부전선 향로봉의 육군12사단 장병들의 복장은 이전과 확연히 달라졌다. 동내의에 방상 내·외피, 스키파커는 물론 방한 두건과 목토시, 귀마개, 방풍 안경까지 갖추고 경계 근무에 나서고 있었다. 속내의까지 포함하면 무려 20여 벌이나 걸쳤다고 한다.

이곳의 김쌍진 대위는 “일반 사람들이 생각하는 11월의 날씨로는 쉽게 상상이 가지 않는 추위”라며 갑자기 찾아온 추위를 설명했다.지난 6일 첫눈이 내려 5.6㎝의 적설량을 기록한 대성산도 마찬가지.

하얀 입김이 금방이라도 얼어버릴 듯한 추위를 무릅쓰고 최대한의 보온 대책을 강구하고 임무 수행에 나서고 있다.전방 고지의 소초들은 이미 10월 말 월동준비를 모두 끝냈다. 충분한 월동 유류와 월동미를 확보하고 근무지에서 칼바람을 피하기 위한 방풍막 설치는 물론 교통호·순찰로에는 안전로프와 미끄럼 방지판도 세웠다.

생활관은 평균 18∼20도로 적정하게 유지하고 있으며, 설거지 등 더운 물이 필요하면 언제라도 쓸 수 있게 하고 있다. 경계 근무자들을 위해 경계초소에 난로를 설치함은 물론 따뜻한 차를 끓여 마실 수 있도록 하고 있다.장병들도 추운 날씨에 움츠려 있기보다는 휴식 시간을 활용해 체육활동을 하면서 길고 긴 한겨울을 날 채비를 하고 있다.

대성산에서 경계 임무 중인 육군15사단 설영욱 일병은 “날씨가 많이 추워져 근무 서는 데 힘든 점도 있지만 제가 있기 때문에 가족과 친구들이 좀 더 편하게 있을 수 있다는 생각에 항상 기쁘게 철벽 경계에 임하고 있다”고 굳은 각오를 밝혔다.각급부대들은 이미 끝낸 월동준비와 함께 갑자기 닥친 이번 추위를 통해 미진한 월동대책을 점검·보완해 올겨울도 전투력 손실이 없는 건강한 겨울이 되도록 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