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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저녁으로 서늘한 바람이 불어대면 들판에 핀 벼이삭도 금세 계절의 변화를 알아차리고 고개를 숙이기 시작했다. 참새들은 벼이삭을 쪼아대며 허수아비를 희롱한다. 고추잠자리의 날갯짓도 부산해졌다. 전라남도의 가을이 그려내는 풍경들이다.

나들이하기 참 좋은 때다.

긴 더위로 인해 어느 때보다 기다려졌던 가을이다. 가을에는 전라남도는 그야말로 축제의 도가니 속에서 온통 빠져든다.

영광이 고향은 아니지만 전라남도에서는 신의 혼령이 배어있다 해서 '靈光' 이라는 지명이 됐다.

먼저 지난 5월13일 준공된 백제 불교도래지 영광군 법성면 진내리 좌우두 일원의 백제불교 도래지가 새로운 관광지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전라남도에서는 함평 나비축제와 보성 다향제, 담양 대나무, 장성 홍길동 축제 등 도내 굵직한 주요 봄 축제가 막을 내리고 난 이후 백제불교 최초 도래지 준공식과 재현식에는 만다라광장, 108계단, 만불전, 부용루, 스투파양식 탑 전시장과 간다라 양식으로 건축된 불교전시관, 23.7미터의 마라난타 존자상 등 이국적인 볼거리가 풍부해 전국의 불자들은 물론 많은 상춘객들이 몰렸다..

특히 1천600여년전으로 돌아가 인도 승려 마라난타존자가 고대선박을 타고 법성으로 들어오는 재현행사와 목판불경 탁본, 돌탑쌓기, 백제시대 의복입기, 웰빙형 건강식단으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사찰음식 전시 등 다양한 체험행사도 곁들여졌다.

전남도 관계자도 “백제불교도래지와 함께 아름다운 백수해안도로, 원불교 영산성지, 염산의 기독교인 순절지와 일본에 주자학을 전파한 수은 강항선생을 모신 내산서원 등이 자리잡은 영광지역을 교육과 국제적 종교관광지로 적극 육성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지난 10월 15일부터 17일까지 전남 영광군 불갑사에서 꽃 축제가 열려 상사화가 관광객들을 불러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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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잎이 있을 때는 꽃이 없고/꽃이 필 때는 잎이 없어 /애절한 상사화(꽃무릇) /마치 붉은 융단처럼…".

상사화가 마치 붉은 융단을 깔아놓은 듯 펼쳐졌다. 상사화는 잎이 있을 때는 꽃이 없고, 꽃이 필 때는 잎이 없어 꽃과 잎이 영원히 만날 수 없다는 꽃이라 하여 잎은 꽃을, 꽃은 잎을 서로 그리워한다는 애절한 사연을 담고 있다. 이 꽃은 종류가 여러 가지인데, 상사화 본래의 원종이 있고 방계로서 꽃무릇, 석산화, 개상사화 등이 있다.

그밖에 영광군 백수면 해변도로는 그야말로 장관을 이룬다. 이렇듯 전라남도는 영광군 뿐만 아니라 전 도가 관광상품으로 진열되어 있는 것이다.

봄에서 겨울까지 온통 볼거리와 먹거리로 가득한 고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