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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는 여성에게만 양육보조금을 지급하거나 세제헤택을 제공하는 것이 무조건적인 지원방식에 비해 출산과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를 장려하는데 더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무조건 보조금 등을 지급할 경우 노동시참 참여 필요성이 줄어 노동공급을 감소시키고 그에 따른 세수감소를 초래하므로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는 9일 '효과적인 출산장려 가족정책의 모색'이라는 보고서에서 "일하는 여성에게만 양육보조를 하거나 세액공제, 출산휴가 등과 같은 혜택을 주는 것이 출산과 근로를 동시에 장려할 수 있어 효율적"이라고 밝혔다.

KDI는 출산과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를 위해 일하는 여성에게만 양육보조금 등을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지적이다.

조윤영 KDI 부연구위원은 "노동시장 참여를 조건으로 양육지원을 하는 '조건부 양육보조금' 제도는 노동시장 참여율을 높이는데 탁월한 효과가 있고, 노동공급 증가에 따른 소득세수 확대를 통해 보조금 재정비용을 일부 상쇄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 부연구위원은 "노동시장 참여를 조건으로 하지 않으면 보편적 아동수당과 마찬가지로 여성의 노동공급에 부정적인 효과를 미칠 수 있다"며 "실제로 보육이 국가차원에서 이뤄지거나 보육을 대부분 민간에 맡기는 국가들 모두 양육보조의 조건으로 노동시장 참여를 의무화하는 등 노동시장과 연계해 정책을 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나라처럼 민간보육시설이 이미 70% 이상 형성돼 있는 경우에는 민간보육시장을 적극적으로 이용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며 "민간시장 육성을 통해 보육교사 양성, 보육교육과정 개발 등 여러 기술발달을 장려해 보육의 질을 높이고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예상했다.

현재 정부는 저소득층 중심으로 차등보육료를 지급하고 있으며, 민간보육시설이나 유치원에는 기본보조금을 지급하는 등의 양육보조금 정책을 실시하고 있으나, 보조금 지원 조건에 노동시장 참여 여부를 고려하고 있지 않다.

조 부연구위원은 또 여성근로자의 소득세에 대해 5세 이하의 자녀당 소득의 3%씩 세액공제를 제공하는 '출산친화적 세제' 지원을 제시했다. 그는 "이 제도는 자녀수에 따라 과세표준을 낮춰 주는 소득공제나 세액을 감면해 주는 세액공제 등을 통해 출산 장려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방안"이라면서 "분석결과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와 근로시간에 모두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우리나라 세제는 피부양자 공제 및 교육비 공제 등으로 자녀수에 따른 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으나 매우 한정돼 있다.

조윤영 부연구위원은 그러나 "현재 논의되고 있는 5세 이하 자녀를 가진 모든 가정에 아동수당을 지급하는 방안은 재정부담이 우려되고 노동시장 참여 유인책이 되지 못해 적합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다른 보편적 급여와 마찬가지로 재정에 부담을 줄 수 있고 일을 하지 않고도 소득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노동시장 참여 유인을 감소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아동수당제는 지난해 7월 당정간 도입에 합의하고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새로마지플랜 2010'에서 적극적으로 검토키로 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