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프린트하기

오늘날 중국의 準國歌, [중국인민해방군가]를 작곡한 정율성은 1918년 전라남도 광주의 한 혁명가의 집안에서 태어났다.

1933년, 15세 소년 정율성은 중국 상하이로 망명하여 항일투쟁에 온몸을 던졌다. 1937년 3월, 그는 혁명의 성지 옌안으로 들어가서 루쉰(魯迅)예술학교 음악학부에 입학하였다. [아리랑의 노래] 김산이 비명에 간지 두어 달이 지난 1938년 봄 어느 날. 루쉰예술학교 강당에서는, 마오저둥과 저우언라이, 주더(朱德) 등 수뇌부가 전부 참석한 음악회가 열렸다.

정율성은 만돌린을 타면서 한 여자 소프라노 가수와 함께 "연안을 노래한다" 라는 혼성이중창을 불렀다. 마오저둥을 비롯한 전 청중은 노래가 끝나자 감격한 나머지 눈물을 흘렸다.

그 날밤 정율성이 불렀던 곡은 그가 직접 작곡한 유명한 "延安頌"이었다.

서정적이지만 웅혼한 감동을 주는 연안송은 삽시간에 항일 근거지로부터 국민당이 지배하는 곳까지, 화북지역에서 멀리 동남아까지 항일지사의 영원한 노래가 되었다.

그러나 그 무렵 그는 김산과 친구라는 이유로 옌안 정보당국의 엄밀한 감시와 견제를 받고 있었다.

그가 "연안송" 같은 주옥 같은 혁명가곡의 작곡자만 아니었어도 김산과 같은 운명에 처해졌을 지도 모를 일이었다. 그리하여 첫눈에 반해 뜨겁게 사랑하던 항일군정학교 여학생 대대장 丁雪松과 헤어져야 했었다. (그는 1941년, 조선혁명군 지도자 무정(武亭) 등의 도움을 받아 정설송과 결혼하였다.

그녀는 후일 중국의 주멕시코, 네덜란드 대사를 역임하고 현재 베이징에서 생존 중이다.)

그러나 그에 아랑곳하지 않고 정율성은 계속하여 延水謠, 北方行, 準備反攻, 陝公畢業同學歌 등 246수의 뛰어난 항일가곡을 작곡해 나갔다.

그 중에서도 八路軍軍歌는 마술피리에서 흘러나오는 마법의 행진곡 같다는 극찬을 받았다.

전쟁의 주제곡이자 승전곡이 [팔로군군가], 현재 300만 중국군의 대표 군가, [중국인민해방군가]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