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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남을 사랑하는데도 나에게 친하게 대해 주지 않으면 자기가 남을 사랑하는 마음이 철저하지 않았는가를 반성하고, 힘을 다하여 백성들을 다스렸는데도 백성들이 받아들이지 않으면 자기의 지혜가 부족하지 않았는가를 반성하고, 예로써 대하는데도 상대방이 답례가 없으면 자기의 공경하는 태도가 온당하지 못했는가를 반성하라.”

또 “행(行)하여 바랐던 것을 얻지 못함이 있으면 이것을 모두 자신에게 돌이켜서 그 원인을 구하라. 이렇게 자신을 반성하여 몸가짐이 반듯해지면 천하가 다 그를 믿고 따를 것이다”고도 했다.

이처럼 맹자께서는 자기의 철저한 반성이 수양의 으뜸이요 인격완성을 이루는 제일의 근본으로 삼았다. 수기치인(修己治人), 즉 자기 몸을 먼저 닦고 나서야 남을 다스릴 수 있다고 했다.

얼마 전 털이 보송보송한 복실이를 집에서 길렀다. 나는 집안 여기저기를 제 맘대로 돌아다니며 털을 휘날리며 볼 일을 보는 복실이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아이들이 안보이면 “이놈의 개새끼가 집안을 엉망으로 만들어굩”하면서 발길질을 해대곤 했다. 이후부터 복실이는 나만 보면 흘끔흘끔 눈치를 보며 맞지 않으려고 바짝 엎드린다. 그렇게 풀이 죽어 있다가도 애들을 보면 꼬리를 흔들어대며 낑낑거린다.

복실이는 나와 애들을 번갈아보며 어찌할 줄을 모른다. 복실이는 이렇게 자기를 사랑하는 사람과 미워하는 사람을 정확하게 알고 있다. 나는 속으로 ‘그래 미안하다 이제 너를 미워하지 않을게. 미물인 너도 이렇게 호(好) 불호(不好)를 잘 알고 있구나’ 하고 진심어린 애정을 주지 못한 자신을 반성했었다.

우리는 세상을 살아가면서 많은 만남을 갖는다. 그러면서 나는 친하게 하려 하는데 상대방이 다가오지 않으면 나의 결점은 생각하지도 않고 그 사람을 원망한다. 이런 현상은 상위층으로 올라갈수록 더욱 심하다. 언제나 국민 편에 서서 일했는데도 몰라준다며 불만을 터트리는가 하면 자신의 잘못을 국민들에게 돌리면서 책임을 전가하기도 한다.

제발이지 겸허하게 자신을 되돌아보며 반성하는 자세를 가져주었으면 한다. 짐승들도 자기를 대하는 행위가 참인지 위선인지 잘 아는데 사람이 사람을 대하는 것임에야….

민판기 <금계시문연구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