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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이 경선 준비위원회 활동 시한을 오는 18일 까지 연장한 가운데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와 원희룡 의원 측이 불참을 선언했다.

손학규 전 지사의 대리인인 정문헌 의원은 경준위가 각 대선 주자간 이해관계에 얽혀서 중재안도 제대로 못 만드는 상황이기 때문에 참가할 필요성을 못 느낀다고 밝혔다.

또, 원희룡 의원의 대리인인 김명주 의원도 경준위 활동 기간에 이미 캠프 입장도 밝히고 양보도 했다면서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측이 경선 규칙을 결정하는 위원회 활동에는 들러리 서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전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최근 방송 인터뷰 세 개를 취소했다. 대중적 인지도나 지지도가 낮은 ‘후발 주자’로서 자신을 알릴 ‘무대’를 마다한 셈이다. 그간 손전지사는 시간이 허락하는 대로 방송에 출연했던 터다.

정치권 안팎엔 고개를 갸웃거리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손 전지사가 경선 시기와 방법을 두고 당내 경쟁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간 ‘나눠먹기식 타협’으로 간다면 “중대한 결심을 할 수도 있다”며 경선 불참을 시사하는 등 ‘경고 시그널’을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당에선 손 전 지사가 당과 이전시장, 박 전 대표를 향해 ‘무언의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한나라당이나 다른 대선 예비후보들이 ‘나’ 없이 제대로 갈 수 있겠느냐. 잘 될 것 같으냐”는 ‘정치적 항의’의 성격이 담겨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당에선 “손 전지사가 빠지면 경선이 흥행되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비록 지지율이 5% 안팎이지만 한나라당에 부족한 ‘개혁성’이나 ‘민주화운동’ 경력, 남북관계에 대한 전향적 태도 등 ‘정치적 자산’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한 당직자는 “손전지사가 ‘빅 2’ 중심으로 흘러가고 있는 경선 논의를 겨냥한 것 같다”며 “경우에 따라 ‘승부수’를 던질 수도 있다는 뜻을 은연중에 내비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손 전지사가 범 여권 후보 지지율 1위로 나오고 있는 ‘정치 현실’에 눈길을 주고 있다. 손 전 지사가 경선 불참 정도가 아니라 아예 ‘당 밖’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다.

사실 손 전 지사에게 당내 환경은 척박하기 그지없다. 지지 의원이 정문헌 의원을 비롯해 손가락으로 꼽을 수준이고, 얼마전 당 대의원 지지율 여론조사에선 2.7%에 그쳤다. 원외 당원협의회장(옛 지구당위원장)들도 대부분 이전시장이나 박전대표에게 줄을 선 상황이다. 설 땅이 협소한 손전지사로선 ‘블루 오션’을 찾아나서야 할 나름의 이유가 있는 것이다.

다만 이런 전망에 대해 ‘아직은’이라는 단서를 다는 이들이 많다. ‘외부’로 가는 ‘출구’가 희미하다는 것이다. 당 관계자는 “범여권의 상황이 정리되지 않았고, 판이 짜일 때까지는 시간이 제법 남아 있다”며 “따라서 손전지사가 서둘러 ‘결단’을 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