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프린트하기

상대방의 기물을 파괴하면 국가나 국민 누구나 배상해야 한다. 그런데 이러한 문제가 법원으로부터 그 원칙이 나왔다.

시위 도중 국가 기물을 훼손한 시민단체에게 배상금을 지불하라는 법원의 판결이 바로 그것이다.

국가가 원고로 직접 나서 집회 주최자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해 승소한 최초 판결이기 때문에 향후 집회문화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광주지법 민사 11단독 이명철 판사는 국가가 패트리어트미사일 반대 광주전남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피고는 원고에게 3400여 만원을 배상하라”고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이 판사는 판결문에서 “집회의 주최자는 참가자들이 위법행위로 다른 사람의 재산권을 침해하지 않고 질서를 유지해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제대로 지키지 않아 원고에게 손해를 끼친 점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일반인이 `집회 때문에 피해를 당했다’며 민사 소송을 제기해 승소한 경우는 있었지만 국가가 직접 원고로 나서 집회주최자를 상대로 `공공기물을 훼손했다’며 민사소송을 제기해 법원에서 승소 판결을 받은 경우는 처음이다.

이 사건의 발로는 2005년 5월15일 광주공항 공군제1전투비행단 앞에서 7000여 명의 공대위가 참가한 가운데 패트리어트 미군기지 폐쇄를 촉구하는 집회를 갖는 과정에서 길이 597ｍ의 외부 철조망과 300ｍ 내부 철조망 중 일부를 파손했고 이에 대해 국가가 소송을 제기했다.

따라서 앞으로 폭력 시위는 절대 용납할 수 없다는 것이 사법부의 의중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