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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된 국민연금법 개정안과 관련, 조속한 처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정부는 특히 국민연금법과 기초노령연금법이 패키지로 함께 시행될 수 있도록 기초노령연금법에 대해 거부권 행사를 검토키로 하는 등 국민연금 처리를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국민연금 개혁법안 국회 부결, 또다시 표류

지난달 30일 국민연금법, 기초노령연금법, 노인장기요양보험법 등 이른바 '노인 3법'이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를 통과하며 국민연금 개혁의 희망이 보이는 듯 했다.

하지만 지난 2일 열린 본회의에서 국회는 노인장기요양보험법안과 기초노령연금법안은 통과시켰지만 국민연금법 개정안은 부결시켰다. 3년 6개월을 기다려온 국민연금 개혁이 또다시 표류하게 된 것이다.

정부는 국민연금법 개정 없이 기초노령연금법만 시행하는 것은 매우 적절치 않다는 입장이다. 국민연금법 개정을 통해 재정안정화를 꾀하는 동시에, 기초노령연금제도를 통해 연금의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것이 연금제도 개혁의 기본 목표이기 때문이다.

▶국민연금법 개정안, 기초노령연금법안 함께 가야

국민연금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부결된 다음날인 지난 3일 권오규 경제부총리와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 장병완 기획예산처 장관은 이례적으로 공동성명을 내고 국민연금법 개정안의 조속한 처리를 촉구했다.

정부는 '국민연금법 개정안 부결에 대한 정부 입장'을 통해 "국민연금법 개정은 기초노령연금법이 국회를 통과한 상황에서 반드시 함께 추진해야 할 과제인 만큼 국회의 보다 깊은 사려와 재고를 부탁한다"고 밝혔다.

▶기초노령연금제, 당장 내년에 2조4000억원 필요

기초노령연금제도를 시행하기 위해서는 첫 해인 2008년 2조4000억원을 시작으로 2009년 3조3000억원, 2010년 3조5000억원, 2030년에 19조원, 그리고 2050년이 되면 67조10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내년부터 상당한 재정지출을 수반하는 기초노령연금법만 시행되고 국민연금법 개정이 수반되지 않는다면 결국 재정부담의 몫을 미래세대에게 떠넘기는 결과를 초래할 수밖에 없다.

한편 국민연금은 현행 ‘저부담-고급여’ 체계를 유지할 경우 오는 2047년이면 기금이 바닥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현 제도 유지 시 기금고갈 발생 직후인 2050년에 우리 자식세대들은 소득의 30% 이상을, 2070년에는 약 40%를 연금보험료로 내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분석에 따르면 현 세대 가입자들이 개혁안에 손도 못 대고 있는 사이 자식 세대에 떠넘긴 국민연금의 부채는 하루 800억 원씩, 해마다 30조 원씩 누적돼 가고 있다. 연금개혁이 늦어질수록 현 세대가 자식 세대에 떠넘기는 부채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