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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스탈로치의 교육자적 자세야말로 영원히 모든 교육자들의 귀감이 아닐 수 없다”

페스탈로치는 불우한 어린이들에게는 자애심 깊은 동반자였고 불쌍한 자에게는 깊은 동정심으로 그 처지를 이해해 주었으며 이성을 사랑할 줄 아는 정열과 적을 용서할 줄 아는 관용성을 갖춘 지성의 소유자이기도 하였다.

그의 교육사업이 빈민자제를 위한 학교를 경영하는 데에서 출발하였지만 그가 어린이를 대할 때 자애심 깊은 교육자적 자세는 스탄츠(Stanz) 고아원에서 그의 친우인 ‘게슨네르’에세 보낸 편지의 한토막을 보더라도 엿볼 수 있다.

‘……나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될 수 있는 한 그들의 가운데에 있다. 그들의 몸과 마음에 덕이 될 그 모든 것은 나의 손으로부터 나가게 된다. 나의 눈물은 그들의 눈물과 함께 흐르고 나의 웃음은 그들의 웃음과 짝지어 간다…. 나는 살림 친구도 하인들도 아무것도 갖지 못하였고 오직 그들만을 가졌다. 그들이 건강할 때면 나는 그들의 가운데 있었고 그들이 병날 때는 나는 그들의 옆에 있었다. 나는 그들과 함께 잔다. 나는 저녁에 제일 늦게 자러가는 사람이요, 아침에는 제일 먼저 일어나는 사람이다. 그들이 잠들 때까지 나는 침대에서 그들을 위하여 기도하고 또 그들을 가르친다’

그가 불쌍한 사람을 동정할 줄 아는 사람으로서의 일화 한토막을 소개하면, 어떤 겨울날 아침에 거지가 맨발로 창밖을 지나가는 것을 보고 불쌍한 마음을 이기지 못하여 자기의 신발을 주었는데 출근할 때에는 신발이 없어서 짚을 발에다 감고 나갔다고 한다.

또한 그는 7세 연상으로 명문출신이며 고상한 인품과 취미를 겸비한 안나(Anna)를 열렬히 사랑하였다. 사랑하게 된 동기야 무엇이든 1767년 늦여름부터 1769년 가을까지 약 2년 간 500통에 달하는 편지로 불타는 연정을 보내기도 하였다.

돈도 이름도 인물도 보잘것 없는 연소한 그에게 부모의 반대를 무릅쓰고 심지어는 ‘너는 반드시 물만 마시고 생활하지 않으면 안 될 거다’라는 어머니의 핀잔도 아랑곳없이 가출하여 애인인 페스탈로치의 농장에 찾아와 23인의 친우들의 축복 속에서 쓸쓸한 결혼식을 올리게 되었지만 양인의 가슴 속에는 원대한 포부가 충만하였고 어떠한 난관도 돌파하여 나갈 결심이 굳게 다져졌던 것이다.

페스탈로치가 그 위대한 교육에의 정열을 쏟을 수 있게된 것도 부인인 안나의 내조 힘이 무엇보다 크다고 아니할 수 없는 것이다. 천진하고 소박한 인간성에 사교성이 부족한 그가 학교를 경영해 나가는데 있어 불화가 잦고 비난도 많았지만 82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날 때는 모든 적을 용서하고 떠났다.

“나는 나의 적을 용서한다. 내가 지금 영원의 평화를 구하려고 함과 같이 나의 적도 또한 평화를 얻게 될 것이다. 나는 6주간만 더 살아서 나의 저술을 완성하기를 열망했지만 지금 나는 이 지상생활을 끝마치려 한다. 주(主)앞에 기도 드린다.”

이상의 몇 가지 토막으로 그 인물을 소개하였지만 페스탈로치의 교육자적 자세야말로 영원히 모든 교육자들의 귀감이 아닐 수 없다.

이정재<전 광주교육대학교 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