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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17일, 남북열차 시험운행은 7천만 겨레의 가슴에 벅찬 감격을 남긴 사건이었다.

12시경에 문산역과 금강산청년역을 출발한 경의선과 동해선의 ‘통일열차’는 기쁨과 아쉬움을 동시에 안고 오후 4시경에 각각 귀환했다.

지난 1950년 6·25 전쟁 발발 이후 57년만에 처음으로 군사분계선을 넘어 강원도 고성군 제진역으로 남하했던 북측 통일열차 ‘내연 602호’는 이날 오후 3시 김용삼 철도상 등 북측 탑승자 50명과 함께 북측 지역으로 되돌아갔다.

이용섭 건교 “정식개통 앞당기는 데 뜻 모아”

동해선 시험운행열차가 제진역을 벗어나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플랫폼에는 이용섭 건설교통부 장관을 비롯한 우리 측 환송객들이 짧은 만남을 아쉬워하며 북측 탑승객들을 배웅했다.

이에 앞서 동해선 남북 탑승객 150명은 낮 12시 30분경 군사분계선을 넘어 제진역에 도착, 역사적인 첫걸음을 내디뎠다.

열차에서 내린 이용섭 장관과 김용삼 북측 철도상은 나란히 손을 흔들며 환영 나온 남측 시민들에게 화답했고, 김 철도상은 소감을 묻는 기자들에게 “날씨가 참 좋다. 통일의 좋은 징조가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동해선 탑승객들은 제진역 인근 동해선 도로출입사무소에 마련된 오찬장에서 식사를 함께 하며 열차 시험운행의 감격을 되새겼다.

이용섭 장관은 이날 행사를 마친 뒤 “김용삼 북측 철도상과 남북 철도 전문가들이 노력해 정식 개통을 앞당길 수 있도록 노력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고 전했다.

이날 낮 12시 15분경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측 개성역에 힘찬 첫발을 내디뎠던 경의선 통일열차도 이날 오후 3시 45분경 문산역으로 되돌아왔다.

이재정 통일부장관 등 경의선 시험운행열차 탐승객들은 오후 1시경 개성에 도착한 뒤 자남산 여관에서 오찬을 하고 선죽교 관람을 마친 뒤 오후 2시 40분경 개성역을 출발했다.

노 대통령 “평화 향해 큰 걸음 내딛는 소중한 계기”

노무현 대통령은 이날 남북 열차 시험운행에 대해 “역사가 또 한번 평화를 향해 큰 걸음을 내딛는 소중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노 대통령이 바쁜 일정 속에서도 이날 오전 방송으로 통해 생중계되는 남북열차 시험운행 장면을 틈틈이 시청하면서 이같이 의견을 밝혔다고 전했다.

또 청와대는 이날 대변인 논평을 발표하고 “남과 북의 철길이 열리면 평화가 열리고 경제가 열린다”며 “앞으로도 정부는 인내심을 갖고 차근차근 남북관계를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대륙철도와 연결 ‘동북아 물류거점 구축’ 비전 제시

이번 남북 열차 시험운행은 남북 분단으로 단절된 경의선과 동해선 철도를 남북이 공동 복원함으로써 민족분단과 냉전의 사슬을 끊고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는 청사진을 제시한 역사적 의미를 지닌다.

또한 단절됐던 국토와 민족의 혈맥을 복원함으로써 한반도 평화정착과 화해·협력을 통한 남북공존을 촉진시켜 민족공동체 회복에 한 단계 접근하는 계기가 마련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경제적으로는 열차시험운행을 통해 철도정상운행을 위한 기술적인 준비를 마무리함으로써 철도개통의 실질적인 토대를 마련한다는 의미가 크다.

즉 철도개통 및 정상운영시 한반도에 육·해·공로를 아우르는 입체적 물류인프라를 완성하고 해운에 편중돼 있는 남북물류의 불균형을 해소해 균형적인 수송망을 구축할 수 있게 된다.

남북 간 철도 개통은 또한 남북경제협력을 한 단계 도약시킬 수 있는 물류혁신의 일대 전기로 작용할 전망이다.

통일부는 남북철도의 부분적·단계적 개통을 통해 △개성공단 생산품 수송 △북측 근로자 통근 등 개성공단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통일부는 2단계로 개성공단 남측근로자 통근과 개성관광 관광객 운송을 추진하고, 마지막 3단계로 서울-평양간 정기열차 운행으로 확대한다는 비전을 갖고 있다.

남북철도연결은 나아가서 대륙철도(TSR, TCR 등)와의 연결을 통한 '동북아 물류 거점 구축'이라는 비전 제시가 가능하다. 한반도가 동북아 물류 축의 '기착점'이자 '종착점'의 역할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자료=통일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