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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EU 자유무역협정(FTA) 협상단 수석대표를 맡은 통상교섭본부 김한수 FTA추진단장은 대표적인 외유내강(外柔內剛)형이다.

그러나 김 수석대표는 스스로 외유내강형임을 자임하면서도 단점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FTA는 싸우자고 하는 것이 아니고 서로 이익의 균형을 맞춰가면서 시장을 열자는 취지이기 때문에 전사(戰士)처럼 보일 필요가 없다는 것.

특히 정확한 지식을 바탕으로 논리적으로 접근하는 EU측에게는 오히려 외유내강이 우호적인 관계를 갖도록 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강조한다.

1차 본협상을 마친 김 수석대표를 17일 만났다. 그는 1차 협상이 비교적 순조롭게 끝났다고 평가하면서도 “모든 협상에는 쉬운 상대가 없다. 남은 협상도 순조로울 것이라고 보는 것은 금물”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7월 벨기에 브뤼셀에서 있을 2차 협상에서는 양측이 모든 요구 사항을 협상테이블 위로 올려놓고 협상하기로 했기 때문에 본격적인 힘겨루기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협상엔 때가 있는 것, 지금이 EU와 FTA 적기”

김 수석대표는 한미FTA가 타결된 지 한 달 만에 한EU FTA협상을 하는 것에 대해 ‘너무 서두른다’, ‘성과주의의 산물’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단호히 부정했다.

김 수석대표는 “FTA 협상은 우리가 하고 싶을 때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기다려 달라고 해서 상대방이 기다려주지 않는다”며 “지금 때가 무르익었고 준비를 착실히 해 왔기 때문에 하는 것이지 아무런 전략 없이 서둘러 하는 것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개성공단 문제와 관련해서는 “EU측이 우호적이기는 하지만 이것이 협상에 그대로 반영된다고 볼 수 없다”면서 “향후 협상에서 이 문제가 가지는 상징성과 중요성을 지속적으로 설명하고 설득해 좋은 결과를 가져오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공서비스와 관련, 물의 사유화를 EU측이 제기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서는 “이미 5년 전에 EU측에게 물은 공공서비스라며 개방 대상이 안 된다는 점을 명확히 했고 EU측도 이후 이에 대해 제기하지 않고 있다“고 그는 밝혔다.

김 수석대표는 “(공공서비스 개방에 대한)우려는 있을 수 있지만 지나치게 과장된 우려로 EU와의 FTA협상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반대를 위한 반대’에 지나지 않다”고 지적했다.

EU측은 1차 협상때 입장을 나타냈듯이 비관세 장벽 문제를 집중적으로 거론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김 수석대표는 “과거 통상현안 논의에서 EU측은 자동차, 의약품, 화장품 분야에 비관세장벽이 있다고 제기해 왔고 이번 협상에서도 이들 분야가 핵심이 될 것 같다”면서 “의약품의 경우 한미FTA 수준에서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U측, 비관세장벽 문제 강하게 제기할 것”

그는 ‘전략적 FTA’에 대해 “우리나라처럼 전략을 가지고 FTA를 추진하는 경우가 없다”면서 “포괄적이고 수준 높은 FTA를 지향하며 FTA 지각생에서 순식간에 FTA 중진국으로 올라선 것이 앞으로 성장잠재력을 끌어올리는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