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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졸중이나 치매 또는 심근경색 등과 같이 세포사멸과 관련된 질환 치료에 새로운 전기가 될 수 있는 연구가 성공을 거뒀다.

지난 5월 22일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정재준, 전영호 박사 연구팀은 세포 사멸촉진 단백질인 Mst1(Mammalian sterile 20-like kinase 1)의 단백질상호작용 도메인 SARAH(Salvador/Rassf/Hippo 공통 도메인)의 3차원 구조를 규명했다고 발표했다.

이 연구는 과학기술부의 21세기 프런티어연구개발사업인 ‘프로 테오믹스 이용기술개발사업단’과 기초연의 ‘Bio-MR 전문연구사업’의 지원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연구책임자인 정재준 박사는 이와 관련 “인체는 세포의 분열과 사멸을 끊임없이 반복하면서 생명을 유지한다”면서 “이러한 생명현상의 하나인 세포사멸을 조절하는 단백질 구조의 일부분을 밝혀낸 것으로 이와 관련된 질환치료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스로 죽는 세포에 관한 경로·구조 밝혀내

세포사멸(Apoptosis)은 우리 몸 안에 입력되어있는 생체 프로그램으로 비정상 세포, 손상된 세포, 노화된 세포가 스스로 사멸돼 전체적인 신체건강을 유지하게 해주는 메커니즘을 말한다. 연구팀은 바로 이렇게 자동적으로 죽는 세포에 관한 경로와 구조를 밝혀낸 것이다.

최근 세포사멸촉진 단백질(Mst 1)을 매개로 하는 세포분열 및 세포사멸 조절기전이 새롭게 밝혀지고 있는데, 이것은 이 단백질이 SARAH 도메인(세포사멸촉진 단백질의 C-terminus에 위치하는 공통 도메인으로 크기는 대략 50 residues 정도로 암 억제단백질 등과 상호작용을 통한 세포사멸기전을 조절하는 도메인)이라고 하는 새로운 구조를 통해 암 억제단백질(RASSF) 등과 상호작용을 함으로써 진행된다는 것이다.

즉 세포사멸 수용체(Fas, TNF-alpha 등)가 자극을 받거나, 세포사멸 유발물질 등으로 처리하면 caspase-3라는 단백질분해효소가 작용해 Mst 1을 활성화하고 이 단백질이 핵 안으로 유입되어 histone 단백질 인산화를 통해 세포사멸을 일으키게 된다.

이 Mst 1 단백질의 활성화는 SARAH도메인의 결합을 통한 자가 인산화 및 암 억제단백질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촉진된다고 한다. 그간 세포사멸기전을 조절하는 SARAH도메인의 중요성이 제시돼 왔으며, 이번 연구에서 3차원구조를 규명함으로써 단백질의 상호작용을 통한 세포사멸 조절기전이 입체적으로 밝혀지게 된 것이다.

특히 이 연구는 국가 정책적으로 구축된 대형 첨단연구 장비를 활용한 성공사례로도 꼽히고 있다. 기초연은 과학기술부 차세대 자기공명장치 설치운영사업을 통해 지난해 4월 첨단자기공명연구동을 건설(충북 청원군 오창과학산업단지)하고 단백질 구조규명의 핵심장비인 900 MHz, 800 MHz NMR과 동물영상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4.7T MRI 장치 등을 설치한바 있다.

▶SARAH 도메인을 통한 단백질 상호작용과 세포사멸

국가과학기술발전에 기반이 되는 기초과학의 진흥을 위해 연구지원 및 공동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기초연은 ▷국가적 대형공동 연구시설의 개발·설치·운영 ▷첨단연구 장비의 운영과 연구지원 ▷첨단연구 장비이용자 교육과 전문 인력 양성지원 ▷국내외의 대학, 연구소 및 산업체와의 연구협력 등을 하고 있다.

첨단연구 장비 공동 활용사업의 경우 기기공동 활용 및 분석지원 실적에서 2005년도 기준으로 건수(1만4302건, 전년대비 1.9% 증가)와 수입의 증가비율을 비교한 결과 수입의 증가율(26억8900만원, 전년대비 4.6% 증가)이 월등하게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범용지원 서비스에서 탈피해서 보다 수준 높은 첨단전문 연구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자체 평가를 하고 있다. 한편 지난해 첨단기기 분석지원 실적은 모두 1만4025건에 총 30억97122원에 달한다.

▶살아있는 세포분화과정 실시간 영상화 성공

정재준, 홍관수 박사 연구팀은 또 올해 초 자체개발한 MRI 현미경을 사용해서 생체발달과정을 규명하는데 성공했다. 개구리의 수정란이 하나의 세포에서 시작하여 올챙이가 될 때까지의 전체 분화과정을 살아있는 상태에서 실시간으로 고해상도 자기공명 영상을 얻는 성과를 올린 것이다. 이 논문은 세계적인 학술지인 디퍼렌시에이션지 1월호에 게재되었다.

MRI를 이용한 세포분화연구는 세계적으로 시행되고 있지만, 30분 이하의 고해상도 영상을 완성한 것은 이번 연구가 처음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과거 방법으로는 시간변화에 따른 개체변화현상을 규명할 수 없다는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자체 제작한 고해상도 경사자장 프로브와 고감도 코일을 사용했으며, 연구원이 자체 개발한 MRI 장비를 이용한 것이다.

논문에 따르면 한 개의 개구리 배아에 대해 초기단계에서는 4분 간격으로, 그리고 그 이후 분화속도가 느려짐에 따라서는 12분과 25분 간격으로 고해상도의 영상을 얻었다. 해상도는 넓이 23 마이크로미터(백만분의 1미터), 두께 200마이크로미터 수준으로, 세포 내부의 핵에서부터 미세한 구조들의 역동적 변화를 관찰할 수 있었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특히 실험 후에도 개체가 정상적으로 살아있었음이 확인됐다. 이번 연구로 비 파괴적이면서 연속적으로 수정란을 관찰할 수 있는 방법이 개발됨으로써 약물의 흡수 및 물질대사 산물의 변화 등에 관한 연구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