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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0년에 남북한은 분단이후 처음으로 역사적인 정상회담을 가졌다. 당시 남한의 김대중 대통령과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6월13일에서 15일까지 평양에서 만났다. 두 정상은 회담 마지막 날 다섯 개항의 합의문을 발표했는데, 이것이 이른바 6.15 남북 공동선언이다.

남북한은 이 공동선언에서 통일문제를 남북한이 자주적으로 해결하기로 하고, 남북한의 통일방안이 서로 공통성이 있다고 인정하는 위에서 통일을 지향해 나가기로 했었다. 또 이산가족과 비전향 장기수와 같은 인도적 문제를 빨리 해결하고, 교류협력을 통해 남북한이 신뢰를 다져 나가기로 했었다.

6.15 공동선언 이후에 남북한 사이에는 많은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그동안 경제와 사회 문화를 비롯한 여러 방면에서 북한과의 교류가 확대되면서 북한을 방문한 남한 사람들의 숫자는 2000년에 8천여 명에서 2004년에는 2만6천 명으로 크게 늘었다.

여기에 금강산 관광객을 합하면 그 숫자는 더 크게 늘어났다.

98년 11월에 금강산 관광이 시작된 뒤 금년 5월까지 1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금강산을 구경하고 왔다.

남북한이 서로 연락을 주고받는 방법도 많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전화를 이용한 연락은 전에도 있었지만 요즘에는 컴퓨터를 이용해서 아주 손쉽게 연락하는 방법이 새로 등장하고 있다. 아직 시작단계이기는 하지만, 북한과 인터넷으로 연락하는 사례도 생겨나고 있다.

인터넷상에서 북한 상품을 전문적으로 팔고 있는 남한의 북남교역은 매일 평양에 있는 사업상대와 인터넷으로 필요한 소식을 주고받고 있다.

또 물건이나 서류가 서울에서 평양으로 배달되기도 한다. 북한 공장에 임가공을 맡기고 있는 남한 업체들 가운데는 제품 견본을 평양에 보내는 일이 가끔씩 있는데요, 중국 베이징을 거쳐 항공편으로 배달되고 있는 실정이다.

6.15 공동선언 이후로 남북한 교류가 이렇게 크게 늘기는 했지만, 북한 핵문제 때문에 획기적인 진전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무엇보다 남북한의 두 정상이 핵문제로 인한 긴장이 고조되는 바람에 지난 5년 동안 다시 만나지 못했다는 점이 지적되고 있다. 처음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남한을 답방 하리라는 기대가 있었지만, 이것이 여의치 않자 제3국에서 남북 정상회담을 여는 방안이 거론되기도 했다.

또 남한에서 대통령 특사를 보내는 방안도 여러 차례 거론됐지만 아직까지 이렇다할 만한 성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또 북한은 올해 비료 50만 톤을 지원해달라고 남한에 요구했지만 지난달 말 열린 남북차관급회담에서 결국 예년수준인 20만 톤으로 합의됐다.

나머지 물량은 앞으로 논의하기로 미뤄놓은 상태이다. 또 개성공단 시범단지에 남한 한국전력이 전력을 공급하기 시작했지만 고압 송전선을 통한 본격적인 전력공급은 역시 핵문제로 인한 걸림돌 때문에 당장 실현이 어렵다는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