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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물가 움직임을 예측하는 지표로 통화량 증감보다는 통화수요를 측정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18일 '통화와 인플레이션간의 연관성'이란 보고서를 통해 "인플레이션은 통화지표 자체의 움직임보다는 통화수요와 더 뚜렷하고 밀접한 연관성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은은 "최근 시중 유동성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통화량 증가가 향후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면서 "그러나 분석결과 통화량과 같은 통화지표 자체의 움직임보다는 통화수요가 물가와 더 뚜렷한 관련성을 보이고 인플레이션에 대한 예측력도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가계와 기업 등 부문별 통화수요 증감률은 대체로 7분기 또는 8분기 정도의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비슷한 움직임을 나타내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가계의 통화수요가 기업에 비해 물가상승률과 더 밀접한 관계를 보였다.

미래의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주는 것은 실제 통화량이 아닌 통화수요의 변화인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 M2(광의의 통화)는 소비자물가와 관련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난 반면, M2에 대한 수요(가계+기업)가 증가하면 4∼8분기 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가계와 기업부문을 따로 분석한 결과에서는 가계부문의 통화수요 변동이 4∼8분기, 기업은 3∼7분기 후 인플레이션과 밀접한 관계를 보였다. 이는 가계보다는 기업이 현금보유수준이나 부채규모 등 자산구성을 빠르게 조정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가계와 기업 모두 내수(소비+투자)가 증가하면 모두 통화 수요가 늘어났지만 가계과 기업에 비해 더 큰 폭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가계와 기업 모두 예금금리가 오르면 화폐보유를 늘리고, 회사채 금리가 오르면 줄였지만 금리에 대한 반응정도는 기업이 더 컸다.

가계는 인플레이션이나 소득의 변동성이 증가하면 화폐보유를 늘리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장래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 미래의 안정적인 소비지출을 위해 통화보유를 늘리기 때문인 것으로 한은은 분석했다.

기업의 경우 인플레이션의 변동성이 커지면 화폐보유를 늘린 반면, 소득의 변동성이 커지면 오히려 화폐보유를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경제가 불안정해지면 투자가 위축되고 통화수요도 줄어들기 때문이다.

한은은 "통화수요는 가계와 기업 등 경제주체에 따라 소비나 투자, 금리에 대한 반응도가 다르게 나타난다"며 "부문별로 추정한 통화수요는 전체 통화지표보다 물가와의 관련성이 보다 뚜렷하고 인플레이션에 대한 예측력도 향상된 것으로 나타나 인플레이션 정보변수로서 활용 가능성이 충분히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