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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선거가 가까워오면서 여야를 막론하고 경선후보자들에 대한 검증을 둘러싸고 여러 가지 말들이 무성하다. 최고 권력을 지향하는 대통령후보자이니만큼 그의 국정수행능력에 대한 검증과 함께 그가 지금까지 살아온 길이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도덕성을 지니고 있는가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아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하겠다.

대통령 및 국회의원 등 주요 선거의 후보자에 대한 검증에서 가장 중요시 되어 온 것은 역시 ‘후보자의 재산형성과정에 잘못은 없는가였다’는 점에서 아직까지 우리 사회에서 권력을 소유하는 사람이 재산까지 함께 갖는 것에 대한 국민들의 부정적 정서가 없지 않다는 것을 찾아볼 수 있다.

물론 자본주의사회에서 정당한 방법으로 재산을 모으는 것 자체를 잘못된 것이라고 지탄할 수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대개의 경우 권력소유를 위한 선거에 입후보하는 사람의 경우, 그의 재산형성과정에 일정정도 권력의 작용이 있을 수 있는 여지를 지니고 있다고 볼 때, 그 부분에 대한 철저한 검증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하겠다.

원론적으로 이야기하면 최고 권력의 소유자는 민초(民草)들의 어려운 입장을 어버이와 같은 심정으로 헤아릴 줄 아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할 때 귀족적 환경에서만 성장한 사람은 이의 실천에 다소 무리가 따를 수 있다고 하겠으며, 더 나아가서 지나친 물질적 욕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적임이라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지금까지의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한나라당의 이명박 후보의 경우 그의 성장환경과 경제적 식견 및 리더십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긍정적 요인을 지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가 대통령 후보자로서는 지나치게 많은 재산을 가지고 있다는 점만으로도 서민들에게는 위화감을 느낄 수 있게 하고 있는데, 더욱이 지금 항간에서 떠도는 것처럼 만약 그의 재산형성과정마저도 투명하지 못한다면 그는 대통령으로서는 적임자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필자는 당초 경선후보자 등록과정에서 이명박 후보의 몇 백억에 달하는 재산을 보고 ‘그가 진정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사람일까’하는 의구심을 지우기 어려웠다. 왜냐하면 대통령에게는 국민을 사랑하는 애민(愛民)정신이 필수적이라고 할 때, 만약 그가 진정으로 대통령이 되고자 한다면 그와 가족의 생계에 필요한 최소한의 재산만을 남겨두고 그의 재산을 어려운 국민들을 위해 사용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요즈음 그의 재산형성과정에 친형과 처남 등 온갖 친인척 관련설이 나돌아 그를 괴롭히고 있는 것을 지켜보면서 만약 그가 보다 일찍 그의 재산을 공익을 위해 사용했던들 지금과 같은 곤경에 처하지는 않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없지 않다.

물론 그로서는 그에 대한 비난과 공격이 그를 낙선시키기 위한 계획적인 음모일 뿐이라고 반박할 수도 있을 것이고 또 그러할 개연성이 사실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국민 대다수는 첫째, 조상누대로부터의 물려받은 재산이 없는 상황에서 일개 월급쟁이가 그토록 많은 재산을 가질 수 있는 것인가에 대한 의문을 버리지 못하고 있으며, 둘째, 과연 대통령이 되고자하는 사람이 그토록 많은 재산을 소유해도 되는가에 동의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특히 두 번째의 의문에 대해서는 공인(公人)의 경우 사회의 통념이 허용하는 일정정도의 재산을 초과 소유하는 경우 그것을 공익을 위해 사용할 줄 알아야 한다는 기대와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이명박 후보의 경우 보다 일찍 그의 재산처리에 대한 지혜로운 결정이 있었다면 오늘날과 같은 어려움에 직면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오수열<조선대 정치학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