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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동포(이원종 분)의 사채사무실에서 채권추심원으로 일하던 금나라(박신양 분)는 드디어 마동포의 사채사무실 지하에 있는 창고를 찾아낸다.

그 창고 비밀번호의 열쇠를 알아내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기울인 결과 마침내 “열려라 참깨”의 마술에 걸린 듯 문이 열리는데... 그 창고에는 50억원의 현금이 차곡차곡 쌓여있다. 감격한 금나라는 돈 앞에서 어깨춤까지 덩실덩실... 그러나 그 돈으로 인해 결국 심판받게 될 줄이야

금나라는 창고속의 돈을 2억원 정도 빼내어 마동포를 시험해보지만 마동포는 자신에게 절대 충성하고 있을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던 새끼(마동포는 창고의 돈을 “내 새끼”라면서 아껴왔다)들이 빠져 나간 사실을 전혀 눈치 채지 못한다.

급기야 금나라는 조철수(김형범 분)와 함께 용역회사 직원들을 시켜 창고속의 50억원을 상자에 담은 다음 트럭에 실어가는 방법으로 돈을 모두 빼돌린다.

금나라와 조철수는 형법 제331조의 특수절도죄를 범하였고 적발된다면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형을 받게될 것이다.

금나라는 “마동포가 힘없는 사람들을 피 눈물 나게 하고 번 돈이므로 자신이 대표로 찾아가는 것뿐이다, 또 어차피 나쁜 놈 돈인데 훔치면 어떠냐”고 주장한다.

그러나 마동포가 아무리 나쁜 방법으로 돈을 모았어도 금나라에게 마동포를 응징할 권한은 없다. 비록 의적 홍길동처럼 명분이 근사해도 불법에 대한 불법은 불법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독고철(신구 분)의 대사는 이 경우에 매우 적절하다. “마가에게 죄가 있다면 법이 심판할 것이요.

법이 심판하지 않는다면 나중에 하늘이 심판할 것이다.”

극은 50억원의 거금을 목전에 둔 금나라가 불법을 저지르게 되는 범죄 심리를 정밀하게 그려내고 있다. 부정한 방법으로 벌어들인 돈을 찾겠다면서 흔들리는 눈빛은 일확천금의 유혹과 맞서 싸우는 금나라의 고뇌를 반영한다. 자신의 범죄를 정당화시키고 싶은 자기 암시라 할까... 범죄의 다리는 건너기는 쉽지만 한번 건너가면 절대로 다시 돌아올 수 없다. 범죄의 나라에서 바라본 바보들의 천국(?)은 안락하고 향기로우며 더 할 나위 없이 평화로울 것이다.

금나라는 훔친 돈으로 어려운 형편의 채무자들에게 선심을 쓴다. 영업난을 겪고 있는 출판사 사장에게 베스트 셀러를 출간하라고 하면서 마동포의 돈을 빌려주고, 신종 이종격투기에 밀려 복서를 배출하지 못하고 있는 체육관 관장에게 찾아가 돈을 주면서 세계챔피언감을 양성하라고 한다.

금나라가 범죄로 획득한 이익을 사용, 처분하는 행위는 이미 주된 범죄행위인 절취행위에 의하여 완전히 평가된 것이므로 절도죄 이외에 장물죄 등 별개의 죄를 구성하지 않는다. 이를 법률용어로는 불가벌적 사후행위라고 한다.

조철수가 금나라와 함께 훔친 돈을 보관 중 가출한 처와 다시 재결합하겠다고 하면서 보관중인 2억원을 창고에서 빼내어 처에게 준 행위도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