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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남북 정상회담에서 논의될 의제 중에는 비핵화와 한반도평화체제 등 정치·안보적 분야 외에 남북 경제협력 사업을 통한 대북지원도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심각한 경제난에 시달리고 있는 북한은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남북 경협 분야의 의제에 상당한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 문제는 회담의 분위기나 실질적 성과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권오규 부총리는 “범정부 차원의 남북정상회담 추진체계에 적극 참여하고 경제분야의 의제 발굴, 협력을 위해 재경부 내에 2차관을 단장으로 하는 남북정상회담 추진 TF를 구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2000년 1차 정상회담 때 5억달러를 대가로 송금했다가 큰 후유증을 겪은 적이 있어 이번 정상회담을 통한 지원 내용에 상당히 신경을 쓰고 있다. 정부는 쌀이나 비료 등 직접 지원보다는 에너지 지원, 도로·항만 개보수, 공장 설립 등 사회간접자본(SOC) 투자에 집중한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정부는 지난 2월 남북 경협을 위해 북측이 요청한 사업을 위주로 작성한 ‘북한이 필요로 하고 희망하는 경제협력사업’에서 성사 가능성이 높은 분야를 골라 북측에 제의할 것으로 관측된다.

관심을 끄는 것은 북한의 만성적 전력부족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이다. 북한은 770만㎾의 발전시설을 갖추고 있지만 가동률은 39%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 때문에 발전 및 송·배전 설비의 개선이나 2년 전 남측이 제안했던 200만㎾ 규모의 전력 공급이 고려되고 있다. 특히 북한은 1994년 제네바 합의 이후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경수로 제공에 관심을 갖고 있어 이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북측에 풍부한 자원을 남측이 개발하고 수익을 나누는 자원개발 방식의 경협은 양측 모두에게 도움이 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개발된 자원을 실어나르는 데 드는 물류비용을 줄이기 위해 북한의 열악한 교통 인프라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는 자원·교통 인프라 연계 개발 방안도 추진될 수 있다.

항만 시설 보수나 비료공장 건설 등도 북측이 희망하는 사업이어서 의제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 이해찬 전 총리는 열린우리당 동북아평화위원회 회의에서 “남북정상회담에서 북한의 경제 특수를 이끌어 낼 대규모 경제협력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 크다”면서 “남측의 토목·건설업체의 기술과 인력이 북쪽에 많이 진출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