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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관을 자의적으로 해석해 보험금 지급을 거부한 보험회사에게 법원이 보험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약관을 멋대로 해석하는 보험사의 관행에 제동을 건 판결로 해석된다.

가입한 지 90일이 지난 뒤 암 진단을 받게 될 경우 8천여만 원을 받는 보험에 든 최 모 씨.

최 씨와 보험사가 보험금 지급을 두고 다투게 된 것은 약관 해석에 대한 입장차 때문이었다.

보험 가입 90일째 되는 날 받은 암검사에서 내과 전문의는 최 씨에게 암 소견을 내놨고, 한 달 뒤 해부병리 전문의가 암 확진을 내렸다.

보험사는 90일이 지나기 전인 내과 전문의의 암 소견을 암 진단으로 보고 보험금을 줄 수 없다고 주장했고, 최 씨는 해부병리 전문의의 암 확진을 암 진단으로 본 것이다.

결국 법정으로 이어진 양측 분쟁에서 1심과 항소심 법원은 모두 최 씨의 손을 들어줬다.

최 씨가 가입한 보험 약관에 암 확진은 해부병리나 임상병리 전문의가 내려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내과 전문의의 암 소견을 확진이라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의사 자격증을 따지는 것이 불합리하다는 보험사 주장에 대해선 약관이 보험 책임의 기준이므로 엄격히 해석해야 한다고 못박았다.

박영재 서울고법 공보판사는 "보험가입자의 신뢰를 보호하기 위해 보험약관을 문언대로 엄격하게 해석해야지 보험회사에게 유리하게 해석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는 취지의 판결입니다." 라고 밝혔다.

이번 판결은 보험사가 자의적으로 약관을 해석하는 관행에 제동을 걸어 보험 가입자의 권리를 강조한 판결로 받아들여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