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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껍질을 벗긴 멍게를 알맞게 썰어 오이를 곁들여 회로 먹으면 아릿한 독특한 향미가 입안에 가득히 퍼진다. 멍게는 호사한 여름철에 홑옷 바람인 여인이 풍기는 축축하면서 비릿한 색정덩어리가 뒤통수를 치고 빠져나가는 것처럼 느끼게하니 참으로 야릇한 해물이다. ” 프랑스의 미식가의 제왕 ‘퀴르농스키’의 말이다. 멍게에서 ‘비릿한 색정’을 맡아내다니.... 음식을 관능적으로 표현할 줄 아는 놀라운 감각이다.

멍게(우렁쉥이)는 붉은 몸 전체에 울퉁불퉁한 젖꼭지 모양의 혹을 달고 있는 주먹만한 해산물이다. 모양이 파인애플을 닮아 ' 바다의 파인애플' 이라고 불린다.

멍게의 또 다른 이름인 ' 우렁쉥이'는 몇 년전 한글표기법 개정때 표준말로 인정받았다.

원래 멍게는 사투리 였는데 워낙 널리 쓰이는 바람에 복수 표준어가 된 것이다.

멍게는 갯것이 주는 비릿한 냄새가 별로 없고이 상큼하고 먹고 난 뒤에도 입안을 감도는 특유의 향미를 가진 수산물이다. 멍게의 특유의 향은 불포화 알코올인 신티올 성분 때문이다. 암수가 한 몸에 있다.

멍게에는 수산물 가운데 희귀하게도 인체에 필수불가결한 미량금속인 바나듐 성분이 들어있다. 바나듐은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하고 인슐린의 분비를 촉진하여 당뇨병 환자에게도 좋은 식품이다. 또 노화를 방지하는 타우린, 숙취에 좋은 신티올이 들어있다.

양식업이 발달된 지금은 일년 내내 먹을 수 있지만, 6～8월에 생산된 멍게가 가장 맛이 좋다. 강장효과가 있는 글리코겐 함량이 겨울철보다 약 8배나 높기 때문이다.

최근 화장품의 원료로 쓰이는 콘드로이틴황산을 추출하는데 성공했다. 탄수화물의 일종인

콘드로이틴황산은 끈적거리는 액체형태로 피부미용과 노화방지, 동맥경화억제, 뼈 형성작용 등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기능성 물질이다.

멍게, 해삼, 해파리는 '3대 저 칼로리 수산물'로 각종 무기질은 많으나 지방질이 거의 없다. 요즈음 다이어트 음식에 관심 있는 사람이 많다.

멍게 손질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멍게 위쪽 입수관과 추수관을 칼로 잘라낸 다음 손을 안쪽으로 깊숙히 넣어 멍게 살과 껍질을 분리한다. 마지막으로 살을 잔으로 잘라 내장을 제거하면 된다.

싱싱한 멍게는 빛깔이 붉고 단단한 것. 깐 뒤에는 살색깔이 선명한 오렌지색으로 특유의 향이 난다. 자연산 멍게는 양식멍게보다 돌기가 크고 검붉은색을 띠고 있다. 대부분 양식으로 생산되고 있으며 대표적인 산지는 주문진과 여수시 등지다.

영양면에 우수한 식품이 양식이 쉽고 대량생산되어 가격이 싸 횟집이나 초밥집에서 서비스로 내는 식품 후한 인심의 식품이기도 하다.

멍게는 맛과 향이 뛰어난 건강식품으로 회로 먹는 것이 가장 맛이 있다. 초고추장을 만들 때 화학식초대신 레몬즙을 이용해보아도 좋다. 부드러우면서 상큼한 레몬향이 내는 신맛은 비타민 C의 공급뿐만 아니라 미각을 한층 높여줄 것이다.

멍게에 미나리를 넣고 초고추장으로 매콤달콤하게 무친 ‘멍게미나리무침’도 더위에 지친 입맛을 돋구어 줄 것이다.

김정숙 교수 <전남과학대학 호텔조리 김치발효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