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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들에게 인간사회에서 생활하는데 꼭 필요한 지적, 사회적, 정서적 능력을 길러 주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부모가 자녀의 모범이 되어야 할 것이다.

부모가 되는 것을 자연의 섭리에 의해 저절로 배워지는 것처럼 생각해거는 안 된다. 보수 없이 하는 가장 종합적이고도 전문적인 직업이 ‘부모’라는 직업이다.

일본의 오오즈마 여자대학 히라이라는 아동학 교수는 ‘부모에게 국가시험을 치르게 하자’거 주장하고 있다. 이렇듯 부모가 된다는 것, 더구나 훌륭한 부모가 된다는 것은 마치 국가시험을 준비하는 것처럼 긴장되고 어려운 일이다. 바람직한 부모의 역할을 제시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부모란 자녀에게 생명을 주는 사람이다. 그러나 단지 생명만 주는 것이 아니라 정신도 주어야 한다. 낳은 부모가 모두 훌륭한 부모가 아니라 자녀를 정성껏 잘 길러야 훌륭한 부모가 될 수 있다. 부모는 자녀에게 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꼭 지켜야 할 생활의 규범을 비롯해서 도덕적 가치, 종교적 심성, 예술을 사랑하는 정신 등을 줄 수 있어야 비로소 부모의 구실을 다 하는 것이다.

둘째, 부모는 자녀 교육의 책임과 역할을 지고 있다. 자녀들에게 인생의 방향을 제시하고, 도와주고, 격력해주고 인생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능력을 길러주어야 한다. 자녀교육에 있어서 부모는 우리 문화의 전통적인 생활방식을 존중해야 됨을 자녀에게 가르치며, 일생동안 의지하고 살 수 있는 가치를 가르쳐야 한다.

셋째, 부모는 자녀들의 기본 습관을 길러주어야 하며, 생활능력과 직업에 대한 준비를 해주어야 한다. 자녀들이 가진 문제를 의논하고 상담해주는 상담자의 구실을 해야 하며 남자아이는 남자답게 여자아이는 여자답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동성의 부모가 본을 보여야 한다.

넷째, 부모는 가족 간에 늘 대화하는 분위기를 만드는 역할을 하여야 한다. 대화를 통하여 상대방을 이해할 수 있고 불만이나 갈등, 긴장을 해소할 수 있다. 또한 표현력이 발달되며 인간관계가 개선되어 가정의 민주화를 촉진하게 된다.

다섯째, 여가시간을 자녀와 같이 보내는 것도 부모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이다. 여가시간을 함께 보냄으로써 사랑이 오가고 상호 인간관계가 이루지면서 건전한 인격, 정서적 안전, 바람직한 생활습관이 형성되게 된다.

마지막으로 가장 우선적으로 중요시되어야 하는 부모의 역할은 자녀를 건강하게 키우는 것이다. 신체적 건강에 필요한 최소한의 가정환경과 영양섭취 및 위생관리가 이루어져야 한다. 정서적으로 건강한 자녀를 길러내기 위해서는 자녀의 신체적 발달과 성장도 고려해야 한다. ‘건강한 신체에 건전한 정신이 깃든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이렇듯 부모는 자녀에게 인생의 선배로서 지혜를 주며, 경륜을 보여주어야 한다. 이점에서 부모는 자녀와 인생을 함께 살아가는 동반자인 것이다. 또 부모는 가정을 행복하게 만드는 기술자여야 한다. 자녀들의 행·불행을 좌우하는 정원사같은 솜씨로 가정 구성원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지혜와 기술을 터득해야 한다. 부모란 자녀에게 있어서 최초의 교사요, 신의 첫 모습이다.

이정재 <전 광주교육대학교 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