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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5·31지방선거가 실시된 후 1년여만에 광주·전남에서는 여러 가지 사유로 단체장과 의원들이 그 직을 유지하지 못하게 됨으로써 재·보궐선거가 불가피해지게 되었다. 그 사유 가운데는 선거과정에서의 불·탈법으로 인한 당선무효형의 확정이 대부분이고 일부는 재임중 금품수수로 인한 사법처리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광주·전남지역에서 재·보궐선거가 치루어질 지역은 10곳에 가까운 것으로 보도되고 있는데 특히 그 가운데서도 관심을 끌고 있는 지역이 해남이라고 하겠다.

해남은 예부터 기후가 따뜻하고 물산이 풍부하여 인심이 순후(順厚)한 지역으로 남도문화의 원류를 지니고 있는 곳으로 역사상 훌륭한 인물을 많이 배출한 유서깊은 곳이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해남은 부패하고 타락한 한국정치의 원형을 보여주는 곳 가운데 하나로 인식되기 시작함으로써 해남군민은 물론이고 해남을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였다. 과연 그 원인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이는 역대 주요 선거에서의 불·탈법과 당선자들의 비리, 더 나아가서는 당선자들이 지역민은 도외시한 채 자신의 이익만을 쫓아 정치적 영달(榮達)을 도모하는 등의 비상식적 행태를 보인데에서 비롯되었다고 감히 단정할 수 있다. 특히 현직 군수가 더 큰 영달을 위해 군수직을 사퇴하고 도지사선거에 나섰다가 다시 군수선거에 입후보한 행위는 한국정치의 해프닝으로 두고두고 기억될 것이다.

다행히 해남군민들의 현명한 판단으로 그가 당선되지는 않았지만 그 후에 취임한 군수마저 거액의 금품수수로 사법처리 과정을 밟게 된 것은 해남 군민들에게는 씻을 수 없는 오명으로 남을 것이다.

이제 12월 19일 대통령 선거와 함께 치루어지는 군수선거에서 해남군민들은 또 한번의 ‘유권자 혁명’을 일구어냄으로써 정치인들이 훼손한 지역 이미지를 회복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과연 어떠한 선택이 지역의 명예와 자존심을 회복하는 현명한 선택일까. 무엇보다도 금권과 소지역주의 등의 유혹에서 벗어나 단체장으로서 구비해야 할 덕목을 충분히 지니고 있는 사람이 누구인가를 심사숙고 함으로써 합리적 선택을 할 때만이 지역발전을 견인할 수 있는 훌륭한 군수가 선출될 수 있을 것이다.

단체장은 국회의원과도 다르다. 지역의 살림살이를 책임지는 목민관으로써 청렴성과 함께 지역발전을 가져올 수 있는 경영마인드가 필요한 자리이다. 이점을 유권자들이 깊히 인식해야 될 것이다.

아무쪼록 이번 선거를 통해 그동안 왜곡되어진 해남의 이미지와 지역민의 자존심이 회복되는 계기가 되기를 지역의 한 정치학자로서 기대한다.

오수열<조선대학교 사회과학대학 정치외교학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