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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귀는 흉하게 생긴 머리를 가지고 있다. 아귀목 아귀과에 속하는 바닷물고기의 총칭. 또는 그 중의 한 종(setigerus)을 가리킨다.

머리가 매우 크고 납작하며 입은 옆으로 넓게 열려 있다. 대표적인 육식 물고기로, 해저에 사는 가오리·까나리·둑중개·대구·가자미 등의 어류나 오징어류·새우류·게류 등을 잡아먹는다. 때로는 수면가까이에 떠올라 정어리나 고등어 등의 표층 물고기나 바다새 등을 잡아먹을 때도 있다.

이빨은 길고 날카로울 뿐 아니라 안쪽으로 기울어 있어 잡은 먹이가 달아나지 못하게 되어 있다. 또 입과 식도가 넓어 쉽게 먹이를 삼킬 수 있게 되어 있으며 한 번에 제 몸무게의 1/3이 넘는 양을 먹는다. 그러나 몸이 단단한 것이나 가시가 있는 것은 피하며 까나리를 특히 좋아한다.

전설에 의하면 욕심이 너무 많았던 죄로 입을 다물지 못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 모양 때문에 아귀는 주로 머리를 떼어낸 꼬리 부분이나 살코기만 판매한다.

아귀는 바위가 많거나 해조류가 무성한 해저에 서식하는데 마치 지옥에서 올라온 악마처럼 흉악한 몰골을 하고 있다.

실제로 유럽이나 미국 등지에서는 아귀는 악마의 물고기( devil fish )라고 부르기도 한다. 몸통에 비해서 큰 머리는 위에서 짓눌린 것처럼 넓적하고, 입은 매우 커서 대부분을 차지한다. 입 속에는 날카로운 이빨이 줄지어 있어 한번 붙잡은 먹이는 절대로 놓치지 않는다.

아귀는 사악한 지혜까지 갖춘 죽음의 사신이다. 몸 표면은 바탕색이 칙칙한데다 피부 곳곳에 털 모양의 다는 가시나 돌기가 나 있어 가만히 있으면 전혀 강대방의 눈에 띄지 않는다. 아귀는 꼼짝하지 않고 바닥에 웅크리고 않자 상대방의 경계심을 누그러뜨린 후 먹이 사냥에 돌입한다.

이귀라는 이름도 입이 크고 먹을 것을 밝히는 속성이 지옥의 아귀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것이라고 한다.

‘아귀’는 입이 유난히 커서 ‘아귀’로 불리게 되었으며 ‘주둥이’의 옛말이기도 하다.‘대부분 바다 깊은 곳에서 저인망어업과 정치망어업 등에 의해 잡히며 상업적 가치가 높은 어종이다. 한국과 일본, 대만, 중국, 필리핀, 멕시코 등지의 태평양 연해, 인도양 등의 아 열대 및 온대 해역에 광범위하게 분포한다.

물텀벙이는 본디 ‘아귀’라는 생선인데 살이 하도 흐물거리고 예전에는 어부들에게 인기가 없어서 잡히는 족족 바다에 다시 버려졌다고 한다.

이때 물에 빠질 때 ‘텀벙텀벙’한다고 해서 ‘물텀벙이’라는 별명이 생겼다.

그러나 생선이 귀해지자 ‘물텀벙이’의 운명이 확 바뀌게 된 것이다. 1960년대 이후 해산물이 귀해지면서 하인천역 부근의 선술집에서 ‘물텀벙이’를 요리해 팔기 시작했는데 부둣가에서 일하던 사람들에게 훌륭한 안주거리가 되었다고 한다.

이 요리가 인기를 끌면서 차츰 이제는 인천의 명물이 된 것이다.

미더덕, 콩나물, 미나리, 조갯살을 비롯해 냉이, 고사리, 버섯에 흰떡까지, 온갖 야채를 곁들여 시뻘겋게 요리되어 나온 ‘물텅범이탕’은 매콤하고 얼큰한 맛에 어느 사이 콧등에는 땀이 송골송골 맺히게 된다.

물텀벙이의 가장 맛있는 부분은 도톰한 살코기 부분이 아니라 뼈가 많은 ‘볼따구 니살’이다.

콩나물을 뒤집어쓴 고깃살이 송송 박혀 있다. 소주 안주로는 역시 찜이 제격이고, 식사를 함께 할 때는 탕도 일품이다.

결국 ‘물텀벙이’는 ‘아귀’의 인천 사투리이며, ‘물텀벙이탕’과 ‘물텀벙이찜’은 다른 지방에서는 ‘아구탕’, ‘아구 찜’으로 불리는데, 이 말도 ‘아귀탕’, ‘아귀찜’이라고 해야 바른 말이다.

김정숙 교수 <전남과학대학 호텔조리 김치발효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