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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시 낙안면, 보성군 벌교읍. 행정구역상으로 낙안면은 순천시에, 벌교읍은 보성군에 속해있다.

하지만 정작 그곳이 순천시이며 보성군인가? 하는 의문이 생긴다.

그 이유는 낙안면은 순천시내에서 23km 떨어져 있고, 벌교읍은 보성군에서 32km 정도 떨어져 있어, 두 곳 모두 시청과 군청을 가려면 산 넘고 물 건너 가야한다.

그렇다면, 낙안면과 벌교읍의 관계는 어떤가? 거리는 7km 남짓. 넓은 평야로 연결돼 있고 오가는 도로에는 마을들이 잘 돼있어 서로 경계를 나누기가 힘들다.

때문에 오래 전부터 낙안이 벌교이고, 벌교가 낙안인 셈이다.

1930여 년 전까지 한 뿌리 한 가족이었으나 행정상의 경계로 나눠져 있다. 낙안에서 행사를 하면 지척에 둔 벌교읍민들 보다 순천의 먼 손님들을 겨냥하고, 벌교에서의 축제는 지척인 낙안민의 잔치가 아니라 30km 떨어진 보성군민의 축제가 되고 있는 실정이다.

낙안 읍성은 우리나라의 대표적 민속촌이며, 벌교는 소설 태백산맥의 주무대이면서, 꼬막으로 대표되는 먹거리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상호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다. 관광 홍보책자에도 서로를 껴주지 않는 실정이다. 이는 시와 군의 행정적 협조가 없기 때문이며 이로 인해 서로 따로 놀 수밖에 없는 구조다.

최근 낙안민과 벌교민들 사이에서는 조심스럽게 통합문제가 또 불거지고 있다. 2005년과 같이 벌교가 순천으로의 편입이 아닌 낙안과 벌교가 통합하고 관광특구를 지정해 남도관광의 중심적 역할을 해야 하지 않느냐는 주장이다.

특히, 벌교읍민들은 순천만, 선암사, 송광사, 낙안읍성, 보성차밭, 갯벌체험장, 고인돌공원 등이 모두 빼어난 남도의 관광지이지만 하룻밤 머물면서 먹고 자고 놀 수 있는 적당한 장소가 없다는 것에 착안, 낙안과 벌교를 묶어 관광특구를 지정하고 벌교 바닷가 쪽으로 메머드급 호텔 2개 정도를 유치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실질적으로 벌교에 먹거리 볼거리 쉴 곳을 마련할 경우 벌교를 중심으로 반경 30km 정도 내에 남도의 모든 관광지가 배치해 있다.

벌교에서 낙안읍성은 7km, 순천만은 25km, 선암사 송광사 등도 30km, 보성차밭도 20km 남짓한 거리에 있다.

이렇듯 벌교와 낙안민들의 조용한 움직임은 매우 의미 있어 보인다. 행정적 한계를 뛰어넘어 남도의 전체적인 관광 인프라를 구축하고, 상호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한 대안으로 관광특구가 떠오를 전망이다.

더구나 몰락해 가는 벌교를 살리고 관광 중심으로 자리 잡을 수 있는 이번 대안은 예전 2005년도와는 또 다른 차원의 움직임으로 평가받고 있어 주목된다.

제공= 벌교읍 주민